by임일곤 기자
2009.03.27 13:41:57
쇼핑몰처럼 `에스크로`적용 "회원보호 차원"
커뮤니티형 쇼핑몰로 진화..`상업적 변질` 우려도
[이데일리 임일곤기자] 주요 포털들이 카페에 결제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고 있어 주목된다. 카페 회원들끼리 공동구매를 하거나 중고품 매매를 할때 결제를 보다 안전하게 도와주기 위한 조치다.
이러한 결제서비스가 도입되면 `옥션`이나 `G마켓` 처럼 전자상거래가 가능해져 카페가 사실상 쇼핑몰 역할을 하게된다. 카페 회원들이 작성한 물품 정보와 이용후기를 볼 수 있어 좀더 신뢰할 수 있는 쇼핑이 가능하고, 대규모 구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있는 일반 쇼핑몰보다 알뜰하게 살 수 있다.
포털 카페가 커뮤니티형 온라인 장터로 발전하는 것이다. 하지만 카페가 자칫 상업적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035420)은 내달부터 카페에 결제를 도와주는 서비스 `에스크로`를 도입할 예정이다.
에스크로란 물건값을 판매자에게 직접 주는 게 아니라 믿을만한 제 3자에게 맡겼다가 물품 배송을 확인하고 난 후에야 지불하는 것. 물품을 받지 못했거나 반품할 경우 업체를 통해 즉시 환불이 가능해 사기피해를 막을 수 있다.
네이버는 상품 정보와 판매현황, 거래방법 등을 쉽게 알 수 있는 상품등록 템플릿도 적용할 예정이다.
다음(035720)은 이미 작년부터 일부 카페에 에스크로를 시범적으로 도입했고 올해 상반기에 전체 카페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포털에서는 다음이 처음으로 도입했다.
SK컴즈(066270)도 미니홈피 `싸이월드`와 네이트 카페 등에 결제서비스 도입을 검토 중이다.
야후코리아와 파란 등이 카페 같은 커뮤니티가 활발하지 않은 것을 감안할 때 국내 주요 포털들은 대부분 카페에 결제서비스를 적용하게 된 셈이다.
포털들이 카페에 결제를 도입하는 이유는 회원들끼리 물품 거래 도중 발생하는 피해를 줄여보자는 차원에서다. 포털이 쇼핑몰처럼 중간에서 결제 수수료를 따로 떼진 않아 새로운 수익 사업으로 보기에는 어렵다. 포털이 자사 회원들을 위한 일종의 `서비스` 차원에서 제공하는 것이다.
그만큼 카페에서 이뤄지는 회원간 물품거래 규모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주요 포털 카페에서는 공동구매나 벼룩시장 같은 중고품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다음의 `해피하우스`란 카페는 인테리어나 홈패션, 임신, 육아 등 여성과 주부들의 관심사로 시작해 지금은 대표적인 상거래 카페로 자리를 굳혔다. 회원수만 55만명을 넘는다.
`해피마미`란 카페도 임신, 육아와 관련된 공동구매나 중고품 거래가 활발하다. 회원수가 38만명 이상이다.
이들 카페는 커뮤니티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출산과 육아 관련 물품의 경우 운영진에 의해 공동구매를 진행하기도 한다. 게시판에는 회원들간 상품에 대한 정보나 이용후기가 교류되기 때문에 일반 쇼핑몰보다 믿고 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회원수가 수십만명에 육박하다보니 판매자들의 관심도 높다. 유아 용품 등 판매상들의 경우, 일부 카페를 대상으로 타겟 마케팅이나 프로모션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일반적인 물품 거래는 쇼핑몰에서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카페에서는 회원간 정보교환과 해당 제품에 대한 매니아들이 모여 필요에 따른 상거래가 이뤄진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들 카페가 커뮤니티형 온라인 장터로 발전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포털 카페에 결제 서비스가 도입되면 부작용도 예상된다. 친목도모나 정보교류를 위한 카페가 자칫 상업적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포털 카페를 통한 거래 규모가 상당하기에 그렇다고 그냥 방치하기에도 애매한 상황이다. 포털들이 에스크로를 도입하지 않고 놔뒀다간 자칫 대형 사기사건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
한 포털업체 관계자는 "카페에 에스크로제가 도입될 경우, 상업적인 카페가 창궐하거나 온라인 쇼핑몰이 카페에 입점하게 되는 등 부작용도 예상된다"며 "하지만 도입을 안하지니 이용자들 피해가 예상돼 고민 끝에 내린 최소한 예방조치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방지책은 거래를 모니터링을 하거나 강력한 이용 약관 기준을 적용해 이를 어길 경우 제재를 가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