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방통위 업무보고..'할 수 있을까? 4題'

by박호식 기자
2008.09.04 11:49:57

추진내용중 만만찮은 주제들 많아
지상파 재전송·미디어교차소유·방송광고 경쟁 도입 등 난제

[이데일리 박호식기자] 방통위가 4일 방송통신산업에서 투자활성화 등을 통해 향후 5년간 116조원의 생산, 29만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내용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를 위해 ▲방송과 통신의 융합 ▲방송서비스시장 활성화 ▲통신서비스 투자 활성화 ▲해외진출 및 그린IT 확산을 중점 추진키로 했다.

그러나 이같은 4대 중점 추진사항을 구체적으로 들어가보면, 관련 업계의 이해관계가 민감하게 얽혀 실행까지 난항이 예상되는 내용이 많다는 지적이다.

이중 ▲IPTV에 지상파과 디지털콘텐츠사업자 참여 ▲와이브로 음성통화 도입 ▲미디어 교차소유 ▲민영 미디어렙 도입등은 대표적인 난제로 꼽힌다.

◇콘텐츠 강자들이 IPTV 도와줄까?

방통위는 업무보고에서 방송통신융합 육성의 핵심으로 IPTV 활성화를 내세우며 "지상파방송 재전송과 다채널콘텐츠사업자(MPP)의 시장 참여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10월 상용서비스 예정인 IPTV에 지상파 재전송과 MPP가 참여할 것인가는 관련 업계의 초미 관심사다. 양쪽이 방송콘텐츠시장에서 강자로 군림하고 있어 IPTV사업자들이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지상파 재전송 문제는 현재 IPTV사업자인 통신업체와 지상파방송이 '얼마를 지불할 것인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양측이 부르는 값이 워낙 차이가 나 상용서비스 시점에 재전송이 가능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MPP의 참여 문제도 쉽지 않다. PP들이 IPTV에 콘텐츠를 제공하려면 방통위에 신고 또는 등록해야 하는데, MPP중 참여의사를 밝힌 곳은 없다. IPTV에 들어가는게 수지타산이 맞는지 따져보며 IPTV사업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이 때문에 '돈' 문제가 핵심인 사안에 대해 방통위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인지 주목받아왔다. 따라서 방통위가 업무보고에서 '지상파와 MPP의 IPTV시장 참여'를 언급한 것이 향후 적극 개입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게 현 방송업계 상황이다.

◇와이브로 활성화는 좋지만...

방통위는 통신업체들의 투자를 활성화 하기 위해 소모적인 마케팅 비용을 투자로 돌리는 것과 함께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신규 서비스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도입하겠다는 신규서비스에는 와이브로의 음성통화 기능과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이 꼽혔다. 이중 와이브로의 음성통화 기능 도입은 향후 논란이 불가피하다. 와이브로 활성화를 원하는 KT마저도 신중한 반응이다.



KT(030200) 입장에서는 겉으로만 보면 와이브로에 이동전화처럼 음성통화 기능도 부여하니 좋아 보이지만, 속으로 들어가면 반길 수만은 없는 이유가 있다. SK텔레콤 등 경쟁업체가 음성통화 기능을 허용하려면, 이동통신처럼 막대한 할당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견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KT로선 정부의 정책에 발맞춰 와이브로서비스 활성화 선두에 나섰다가 고전하고 있는 마당에 추가로 대규모 자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 좋을리가 없다. 아직 이와 관련 구체적인 허용조건은 나오지 않았지만, 상황은 경쟁업체도 반대하고 KT도 회의적인 분위기다.

◇뜨거운 감자 '미디어 교차소유'

방통위는 방송선진화를 통해 방송산업 성장을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추진내용중에는 '미디어간 교차소유 허용을 통한 미디어산업 활로 모색'이 포함돼 있다. 종합편성과 보도전문 PP에 신문사들이 진출하도록 허용하는 문제다.

교차소유는 10월로 예정된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허용을 추진하는 여당과 반대하는 야당의 뜨거운 논란이 예고되고 있는 사안이다. 야당이나 방송사들은 '보수신문을 통한 방송 길들이기'란 시각에서 보고 있다.

방통위는 이날 "보도·종합편성 PP의 겸영범위 확대를 검토하겠다"면서도 "적정 확대범위와 시기 등은 여론수렴을 거쳐 사회적인 합의에 따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론수렴'과 '사회적 합의'를 넣은 것은 그만큼 조심스럽다는 얘기다.

◇만만찮은 방송광고 경쟁체제 도입

방송서비스 활성화에는 '방송광고시장 경쟁체제 전환'도 주요하게 반영됐다. 핵심은 지난 81년부터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가 지상파방송광고 판매대행을 독점해왔으나, 민영 미디어렙을 신설해 경쟁체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방통위는 내년 12월 민영 미디어렙 도입을 추진키로 했다. 방통위는 "코바코의 독점으로 방송광고가치가 저평가되고, 연계판매 등 광고시장 왜곡이 일어나는 등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또 또 한국방송광고공사에 대한 관리감독체계 재정립도 추진키로 했다. 방통위는 이에 대해 "방송광고정책의 일원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현재 문화부가 갖고 있는 한국방송광고공사에 대한 감독권한을 방통위로 가져오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대해 문화부나 지상파방송사, 지역방송사 등이 반발하고 있어 방통위 의지대로 관철될 수 있을 지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