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균주 제작하고, 항생제 내성 약화시키는 기술 개발

by강민구 기자
2023.05.10 09:54:13

KAIST, 15종 박테리아에서 작동 ''유전자 기술'' 연구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산업균주를 만들거나 병원균을 억제할 수 있는 범용기술을 개발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물질을 만들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이상엽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 연구팀이 다양한 박테리아에서 표적 유전자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소형RNA(sRNA) 도구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상엽 KAIST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사진=KAIST)
sRNA는 대장균에서 표적 유전자를 억제하기 위해 합성 조절하는 효과적인 도구이다. 하지만 산업적으로 유용한 고초균이나 코리네박테리움 같은 그람 양성균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미생물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수천 종의 미생물 유래 sRNA 시스템을 검토했다. 이중 가장 높은 유전자 억제능을 보여준 ‘고초균’ 박테리아 유래 sRNA 시스템을 선정했고, 이를 ‘광범위 미생물 적용 sRNA(BHR-sRNA)’라고 이름 지었다.

BHR-sRNA 시스템의 범용성을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그람 음성균, 그람 양성균 16종을 선정해 시험한 결과, 15종의 박테리아에서 BHR-sRNA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작동했다. 또 10종의 박테리아에서 기존 대장균 기반 sRNA 시스템보다 유전자 억제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BHR-sRNA를 활용해 병원 발생 감염균인 표피포도상 구균에서 항생제 내성의 원인 중 하나인 바이오필름 형성을 73% 억제했고, 폐렴균인 폐렴막대균에서 항생제 내성을 58% 약화시켰다.

연구팀은 앞으로 BHR-sRNA를 다양한 산업공정에 응용하고, 항생제 내성 병원균 퇴치 연구에 활용할 수 있다고 봤다.

이상엽 교수는 “다양한 박테리아에서 범용으로 작동하는 도구를 개발했다”며 “앞으로 합성생물학과 대사공학, 병원균 대응연구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달 24일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다양한 박테리아의 유전자 억제를 위한 sRNA 도구.(자료=KA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