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성질 바꿔 치료 가능하도록..새로운 항암 치료 원천 기술 개발

by강민구 기자
2023.01.30 09:42:51

KAIST 연구팀, 폐암 전이 막고 치료가능세포로 되돌려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인류를 위협하는 질환인 암은 조기 발견을 놓쳐 여러 장기로 전이될 때 치명률이 높아진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암세포 전이 능력을 없애거나 낮추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오히려 불안정한 암세포 상태가 되면서 악성을 보여 암 치료를 어렵게 했다. 그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폐암 세포의 성질을 바꿔 암세포 전이를 막고, 약물에 더 잘 반응하는 상태로 만드는 항암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

조광현 KAIST 교수.(사진=KA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조광현 바이오뇌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시스템생물학 연구를 통해 이같은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폐암 세포의 전이능력이 없는 상피(세포 방향성이 있어 유동성 없이 표면조직을 이루는 상태)세포에서 전이가 가능한 중간엽(방향성없이 개별 이동성을 가진 상태)세포로 변화되는 천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암세포 상태들을 보이는 세포의 분자 네트워크 수학모델을 만들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과 분자 세포실험을 통해 전이가 되지 않은 상피세포 상태로 다시 바꾸도록 세포 성질을 변환해주는 핵심 조절인자들을 찾았다. 이 과정에서 불안정한 암세포 상태를 피하고, 항암 화학요법 치료가 잘 되는 상피세포 상태로 되돌렸다.



특히 폐암 세포를 전이 능력을 잃은 상피세포 상태로 역전시킬 수 있는 세 개의 핵심 분자 타깃인 △p53(암 억제 단백질) △SMAD4(신호전달 매개 중심물질) △ERK1/2(세포 성장·분화 관여 조절인자)를 발굴하고, 이를 분자 세포실험으로 검증했다.

연구팀은 몸속 암 조직 환경에서처럼 자극이 주어진 상황에서 중간엽세포 상태가 상피세포 상태로 역전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가 중요하다고 봤다. 암세포 전이 능력 획득은 암 환자의 예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앞으로 암세포를 재설계해 전이 능력을 없애고, 항암 화학치료 반응을 높이는데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광현 교수는 “높은 전이 능력과 약물저항성을 얻은 폐암 세포를 전이 능력을 없애고, 항암 화학요법치료에 민감한 상피세포 상태로 역전시켰다”며 “암 환자의 예후를 늘릴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전략을 제시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캔서 리서치(Cancer Research)’에 30일자 온라인판 논문으로 출판됐다.

연구결과 모식도.(자료=KA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