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중복가입된 단체 실손보험도 중지한다

by노희준 기자
2022.12.27 12:00:00

금융당국, 실손보험 중복 가입 막기 위한 제도 개선
150만명 중복 실손가입자...보험료 개인에게 돌려줘
계약당 약 36만 정도 보험료 부담 경감될 듯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내년 1월 1일부터 중복으로 가입된 단체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도 개인이 중지할 수 있어 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중지된 개인 실손보험을 재개할 경우 재개 시점의 판매 중인 상품뿐만 아니라 이전에 중지했던 상품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자료=금융당국)
금융당국은 소비자가 단체·개인 실손보험 중복 가입에 따른 보험료 이중 부담을 경감할 수 있도록 이 같이 관련 제도를 개선한다고 27일 밝혔다. 앞서 당국은 지난해 9월 방안을 마련해 그간 업권과 실무협의를 거쳐 시스템 구축 등 시행 준비를 해왔다.

실손보험은 제2의 의료보험이라 할 만큼 국민의 3분2 가량이 가입해 있는 보험이다. 소비자가 실제로 부담한 의료비를 보장하는 상품이라 여러 개의 실손보험에 중복 가입했더라도 치료비를 초과해 이중으로 보상받을 수 없다. 치료비에 대해 가입한 보험회사들이 나눠 보상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특성에도 실손보험 중복 가입자가 지난 9월말 기준 약 150만명에 이른다는 점이다. 단체·개인 또는 단체·단체 실손보험 중복 가입 경우가 144만명으로 96%에 이른다. 개인·개인 중복가입도 6만명 4% 수준이다. 단체 실손보험은 회사가 사원 복지 차원에서 가입하다보니 직원 개인 실손보험 가입 여부까지 확인하지 않는 사례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년 1월1일부터는 단체·개인 실손보험에 중복 가입한 경우 본인이 가입한 개인 실손보험뿐만 아니라 회사(법인)가 가입한 단체 실손보험에 대해서도 개인이 중시 신청을 할 수 있다. 현재는 본인이 가입한 개인 실손보험만 중지 신청할 수 있다. 단체 실손보험을 중시할 때도 중지일 이후 잔여기간에 대한 보험료는 직원에게 직접 환급해준다.



또한 기존에 단체·개인 실손보험에 중복 가입했다가 개인 실손보험을 중지한 뒤 퇴직 등의 사유로 개인 실손보험을 재개하는 경우 ‘재개시점에 판매중인 상품’뿐만 아니라 ‘중지 당시 본인이 가입한 상품’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재개시점에 판매중인 상품만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실손보험은 가입시기에 따라 보장내용, 자기부담비율, 보장한도 등이 달라 실손보험 중지로 보상 범위가 축소될 수 있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중복가입 중인 실손보험별 보장내용, 보험료 등을 잘 살펴보고 중지신청 여부 및 어떤 상품을 중지할지 잘 판단할 필요가 있다.

이번 개선된 단체·개인 실손보험 중지제도를 통해 중복가입된 단체나 개인 실손보험 중 하나를 중지 신청하는 경우 1계약당 연 평균 약 36만6000원의 보험료 부담이 경감될 수 있다고 금융당국은 추산했다.

문형진 금감원 보험감독국장은 “그간 보험회사는 단체실손보험 계약체결 시 보험계약자(법인 등)를 통해 중복가입 여부 확인 결과, 실손보험 중지제도·신청방법 등을 안내해왔다”며 “내년 1월부터는 소비자가 중복가입 해소 관련 제도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피보험자(종업원 등)에 대해서도 직접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실손보험 중복가입 여부는 한국신용정보원 크레딧포유 홈페이지 실손보험가입 현황 조회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단체 실손보험을 중지하고 싶다면 단체 실손보험 보험계약자(법인 등)나 해당 보험회사 콜센터에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