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 안내판만 교체"...문화재 지정번호제 폐지 '졸속 추진'
by김은비 기자
2021.10.05 10:08:00
[2021국감]
지정번호제도 개선 계획 대다수 이행 지연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문화재청이 지난 2월 발표한 ‘문화재 지정번호제도 운영개선’즉 지정번호제도 폐지가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 박정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파주시을)이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화재청이 지정번호제도 개선 계획을 발표한 당일 언론에서 이에 대해 보도하면서 당초 2년이었던 사업계획이 1년 계획으로 변경됐다. 심지어 내년 예산에는 반영도 안 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정된 계획이 졸속추진되면서 이행 계획이 대부분 지연되거나 아예 이행조차도 안 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3월에 추진할 예정이었던 중앙지방 정책협의회에서는 이 안건이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4, 7, 9월에 제작 예정이었던 카드뉴스는 5월 한 번만 제작됐을 뿐이었다.
또한 10월 동영상은 예산 집행 잔액으로 추진하려 했으나, 잔액 미발생으로 제작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심지어 문화재청이 직접 관리하는 146개의 국가지정문화재 중 숭례문만 지난 7월 지정번호가 삭제된 안내판으로 교체됐을 뿐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문화재청이 내년도 ‘문화재 지정번호제도 운영개선’ 예산으로 홍보비 1억원을 신청했지만 이마저도 기재부의 반대로 반영되지 못했다.
박정 의원은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향후 문화재 안내판, 홍보물 등에서 지정번호를 삭제해야 하는데, 문화재청은 이에 대한 명확한 비용추계를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서는 2015년 연구용역 자료가 있을 뿐이다.
박정 의원은 “문화재 지정번호제도 운영개선에 대해서는 적극 동의한다”고 전제한 뒤 “지난 15년 자료에 따르면 사회적 비용이 134억에서 451억이 드는 큰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문화재청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그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다”고 비판한 뒤 문화재청장에게 장기적인 로드맵을 만들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