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CNN은 뉴스 중 가장 신뢰 낮은 이름” 맹비난 트윗

by김형욱 기자
2017.12.10 17:28:10

러 유착 관련 오보 이후 “관련자 해고해야” 주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미시시피 주(州)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판적 언론을 향한 ‘주 무기’ 트위터를 활용해 CNN을 다시 한번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본인의 트위터 계정에 “‘가짜뉴스’ CNN이 어제 악질적 의도가 가득한 실수를 저질렀다”며 “CNN은 이 보도의 책임자를 해고하던지 자신의 무능함을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NN이 비난의 빌미를 제공한 건 사실이다. CNN은 전날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스크의 민주당 문건이 공개되기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조심하라’는 이메일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보도 이후 이 이메일을 받은 건 문건 공개 이후이며 다른 캠프 관계자와 함께였다고 이를 정정했다. 트럼프 캠프는 지난해 대선 기간 위키리크스를 통해 민주당 문건이 공개되며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이 타격을 입은 데 연루됐다는 다양한 의혹을 받고 있다. 장남이 이와 관련해 ‘경고’를 받았다면 이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일 수 있지만 경고가 문건 공개 이전이냐 이후냐에 따라 해석의 여지가 갈릴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CNN의 실수는 앞선 ABC뉴스의 브라이언 로스처럼 현장에서 검거됐다”고 덧붙였다. ABC뉴스 브라이언 로스는 지난해 미 대선 트럼프 캠프의 러시아 유착 의혹을 보도하며 마이클 플린 전 미 국가안보회의(NCS) 보좌관을 조기 사퇴로 이끈 인물이다. 굳이 이 예를 든 건 최근 재점화한 트럼프 캠프의 러시아 유착설 역시 ‘가짜 뉴스’에서 비롯했다는 걸 주장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그는 “CNN의 슬로건은 ‘뉴스 중 가장 신뢰받는 이름’이지만 ‘뉴스 중 가장 신뢰 낮은 이름’으로 바꿔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람들은 CNN이 미 국민에 사기를 치는 가짜 뉴스란 걸 알고 있으며 실제론 더 신뢰받는 언론이 많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반대하는 진보 매체를 헐뜯은 건 이번뿐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앨라배마 상원의원 보궐선거를 위한 플로리다 주(州) 펜서콜라 연설에서도 “CNN은 지난 2년 동안의 일에 사과했어야 한다”고 비난한 바 있다. 또 지난달 25일에는 “가짜 뉴스의 주 공급원인 CNN보다 (보수 매체) 폭스뉴스가 훨씬 중요하다”며 적개심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CNN이 백악관 크리스마스 파티에 불참을 선언하자 “굿 뉴스”라며 비아냥대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워싱턴포스트(WP)의 사진 오보에 대해서도 맹비난하며 사과를 받아냈다. WP 데이브 와이겔 기자가 플로리다주 연설 때 텅 빈 관중석 사진 기사를 올리자 관객이 입장하기 전 사진을 마치 행사가 실패한 것처럼 묘사했다고 바난한 것이다. 와이겔 기자는 기사를 삭제 후 본인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를 인정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윗 계정을 통해 자신의 러시아 유착 의혹과 관련한 CNN의 ‘오보’를 맹비난하고 있다. (출처=트럼프 대통령 공식 트윗 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