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5월 물가 34개월 최고..긴축에 `성장둔화 조짐만`

by윤도진 기자
2011.06.14 12:52:37

(종합)CPI 전년비 5.5%↑..산업생산 3개월째 둔화
이달 한차례 금리인상 뒤 긴축 신중해질 듯

[상하이=이데일리 윤도진 특파원·박기용 기자] 중국의 5월 물가가 다시 신고치를 경신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년 대비 상승률은 2008년 7월(6.3%)이후 2년 10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작년 하반기 이후 중국의 통화 긴축 조치가 초보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정작 물가는 잡히지 않고 성장 둔화라는 부작용만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자국 5월 CPI가 전년 동기대비 5.5% 상승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이는 32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었던 지난 3월 5.4%를 뛰어넘는 연중 최고치다. 올해 정부 목표치(4%)도 5개월째 웃돌았고 시장 예상치(5.4%·로이터)도 넘어섰다.


식품가격이 전년대비 11.7% 오르며 물가상승을 주도했다. 계절적으로 식품가격 안정기에 접어들었지만 창장(長江, 양쯔강) 하류 가뭄 영향으로 전월보다도 0.2%포인트 올랐다. 비식품가격 상승률은 2.9%로 묶였다.

주거관련 비용의 상승률도 6.1%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이루며 전체 평균을 상회했다.

이와 함께 5월 생산자물가(PPI) 전년대비 상승률은 6.8%를 기록해 전달(6.8%)과 동일한 수준을 이었다. CPI와 마찬가지로 시장 예상치(6.6%)를 넘어섰다.

물가와 함께 주목할 부분은 산업생산 측면의 둔화 지속으로 꼽혔다.



중국의 산업생산은 한 해 전보다 13.3% 늘어나 전달(13.4%)보다 한층 둔화됐다. 3월 이후 3개월째 하향세다. 다만 시장 예상치(13.2%)는 소폭 상회했다.

이는 작년 10월부터 지속된 중국의 통화 긴축 정책이 산업 분야의 경기 둔화로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중국의 산업경기는 원가 및 임금 상승, 전력난, 자금 위축 등의 영향으로 앞으로 상당 기간동안 종전보다 둔화되는 경향을 보이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같은 기간 고정자산 투자는 25.8% 증가했으며, 소매판매의 경우 16.9%가 늘면서 예상치(17.0%)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처럼 성장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물가는 잡히지 않는 상황인데다 앞으로도 상승세를 지속할 여지가 있다는 게 시장의 총평이다. 다만 하반기 이후에는 물가 상승세가 수그러들 것이라는 쪽으로 전망이 모인다.

이에 따라 일단 중국의 통화 긴축 정책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달 중 금리 인상 혹은 이와 연동한 지금준비율 인상 조치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홍콩 소시에떼제네랄의 야오웨이 이코노미스트는 앞서 로이터 설문에서 "최근 인플레이션 추세는 예전보다 더 고착화하고 영속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신중한 통화정책을 고수하는 것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산업 경기 감속 우려가 제기되고 하반기 이후 물가 역시 기저효과가 반영돼 상반기에 비해 상승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통화당국의 긴축 속도는 중장기적으로는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탕젠웨이(唐建偉) 교통은행 이코노미스트는 "6월 CPI 상승률이 6%까지 오르겠지만 이후에는 분명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며 "통화당국의 긴축 기조도 더욱 신중해져 연내 금리 인상은 많아야 한 차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