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주택시장 더 얼어 붙는다"

by이진철 기자
2010.07.09 12:04:44

당장은 영향 제한적..추가 인상시 타격 커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한국은행이 9일 기준금리를 연 2.00%에서 연 2.25%로 0.25%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향후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뜩이나 주택거래가 침체된 상황에서 금리인상은 주택보유자는 물론, 신규 수요자에게도 적지않은 심리적인 영향을 미쳐 주택경기 침체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거래 침체와 건설사 구조조정 등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금리인상은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금리가 인상될 것이란 예상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주택시장에는 충격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주택시장이 거래침체와 가격조정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수요자들에게 심리적 타격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출이자 부담이 큰 집주인의 경우 금리인상이 계속되면 집을 처분할 가능성도 커 추가적인 가격 하락도 예상된다. 아직은 버틸 수 있는 수준이지만 금리가 계속 오르면 한계 상황에 봉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변동금리부 대출에서 고정금리부 대출로 갈아타는 수요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고정금리인 보금자리론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건설업계는 미분양 해소와 신규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금리인상으로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A건설사 관계자는 "금리인상폭이 크지 않아 당장 분양사업 등에는 영향이 없겠지만 정부가 앞으로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택수요가 더욱 위축되고, 미분양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체들의 자금난도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저금리와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 주택가격이 조정을 보이는 있는 것은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가 이미 시장에 반영된 측면도 있다.
 
따라서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실제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주택대출 금리가 평균 5% 안팎인 상황에서 인상폭인 0.25%포인트가 반영되더라도 주택대출자들의 부담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박합수 팀장은 "수요자들의 심리적 충격은 있겠지만 최근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거래부재가 심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집값 하락을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도 "금리인상 폭이 크지 않아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앞으로 정부가 주택시장 규제완화책을 내놓을 지 여부가 주택시장 흐름을 좌우할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아직은 주택시장에 부담을 주는 금리수준이 아니고, 정부가 급격히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낮다"면서 "실수요자들은 중소형 주택의 저가매물 구입에 나서는 것을 고려할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