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장’ 받은 태영호, 與최고위 불참…김재원 이어 두 번째

by경계영 기자
2023.04.20 10:16:06

제주4·3부터 김구 선생까지…잇단 실언에 당 경고
태영호, 최고위 대신 윤재옥 원내대표 면담
사퇴 질문엔 ''묵묵부답''…尹 "국민 깊이 생각해야"

[이데일리 경계영 이유림 기자] 연이은 실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8일 태 최고위원을 만나 언론 인터뷰 등 대외 활동을 자제해달라고 언급한 데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태영호 최고위원은 지난 2월 전당대회 당시 제주 4·3 사건을 두고 ‘북한 김일성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고 발언한 것을 시작으로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주장한 일본 외교 청서가 ‘화답 징표’라고 평가하는 등 잇단 설화 논란을 빚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JMS 민주당’이라고 적힌 게시물을 태 최고위원의 보좌관 실수로 올렸다가 사과하는 일도 있었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면담을 마친 후 원내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최근 공개된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선 ‘백범 김구 선생이 김일성의 통일전선 전략에 당했다’고 말하며 다시 당 안팎의 비판을 받았다. 이와 관련 전날 김기현 대표는 태 최고위원에게 어떤 경고 메시지를 전했는지 묻는 말에 “김구 선생이 민족 지도자로서 대한민국의 해방과 독립을 위한 엄청난 노력과 희생을 잘 기억하고 있고 그 뜻을 잘 승계하기 위해 국민의힘은 노력하고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국민의힘 내 선출직 최고위원은 김재원·김병민·조수진·태영호 최고위원 등 총 4명이며 김재원 최고위원에 이어 태영호 최고위원까지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며 2명이 불참했다. 김 최고위원 역시 잇단 설화 논란으로 이달 초부터 한 달 동안 자숙의 의미로 회의에 불참하기로 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태영호 최고위원의 회의 불참 이유에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일부 최고위원의 자진사퇴 가능성에 대해 “그런 얘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이날 태영호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면담했다. 윤 원내대표는 면담 후 취재진을 만나 “본인 입장을 듣고 이런 상황 관련해 앞으로의 이슈에 대응할 때 기본 스탠스라든지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어떤 것을 당부했는지 묻는 취재진에게 “그분이 생각하는 어떤 선의가 일반 관점에서 보면 국민의 기본적 입장을 깊이 생각해 입장을 가지면 좋겠다는 정도”라고 답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불참 의사가 본인 의사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향후 불참 기간은) 이제 본인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태영호 최고위원은 윤 원내대표와의 면담 후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사퇴 의사가 있는지’ ‘최고위원회의를 언제까지 나오지 않을지’ 기자들이 물었지만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김기현(가운데)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선출직 최고위원은 조수진(왼쪽에서 첫 번째)·김병민(오른쪽에서 두 번째) 최고위원만 참석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