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유근일 기자
2016.06.09 10:25:09
송영숙 모던헤어 원장 인터뷰
25년째 압구정서 한자리
''헤어메카'' 명동에서 닦은 실력 모두에게 전해줄 것
[이데일리 유근일 기자] “40여년을 미용업에 몸담으면서 결국 개인 미용실이 잘돼야 미용업도 산다는 것을 깨달았다. 최신 미용 기술보급을 받지 못하는 개인 미용실 원장들에게 비법을 전수하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다.”
올해 처음 열린 ‘제1회 전국소상공인대회’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송영숙(57·사진) 모던헤어 원장의 말이다. 그녀는 최근 5년간 미용실 운영과 기술 교육을 동시에 진행하느라 여념이 없다. 송 원장은 “미용 전문학교를 졸업한 이후 미용실 스탭부터 착실하게 실력을 쌓아온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녀의 미용 인생은 한국 미용업계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한다. 1970년대 미스코리아 선발 대회가 본격적인 인기를 끌 무렵 서울 명동은 유행을 선도하는 장소였다. 1972년 충무로에 위치한 예림여자고등기술학교에서 미용 기술을 배운 그녀는 명동의 조희미용실에서 처음 가위를 들었다. 송 원장은 “당시 조희미용실은 마샬미용실과 함께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미용인들은 모두 모이는 곳이었다”며 “지금은 유명인이 된 박준 원장도 조희미용실에서 함께 일을 했을 만큼 명성이 자자했다”고 회상했다.
1980년대 중반 명동의 명소였던 조희미용실이 문을 닫자 그녀는 10여명의 헤어 디자이너와 함께 명동에 매장을 열었다. ‘송영숙 모던헤어’라는 이름은 어느새 입소문을 타고 퍼지기 시작했다. 송 원장은 “명동 땅값이 점점 오르고 주차 공간이 넓어지자 강남으로 옮기는 것이 어떻겠냐는 단골들의 요청이 있어 압구정에 자리를 잡았다”며 “25년째 같은 이름으로 한 곳에서 꾸준히 커트를 해온 결과 500명이 넘는 단골 손님들이 지금도 여전히 찾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헤어의 메카’ 명동에서 함께 성장한 헤어 아티스트들이 프랜차이즈 점포를 내며 승승장구하는 가운데서도 송 원장은 매장 확장에는 큰 관심이 없다. “다른 일에 머리를 쓰면 아름다운 디자인이 나오기 힘들다”는 지론 때문이다. 하루에 15명 남짓 손님을 받으면서도 시간을 쪼개 영세 미용실 원장들에게 기술 전수를 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송 원장은 2012년부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지원하는 ‘비법 전수자’ 프로그램에 이름을 올려 전국 방방곡곡에 기술을 전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녀는 “아직까지 소상공인의 자생력을 마련하기 위한 교육과 지원 체계가 부족한 데다 그나마 있는 지원책도 활용하지 못하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송 회장은 “프랜차이즈 업체가 늘어나고 임대료가 치솟고 있어 소상공인들의 현실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소상공인들도 경쟁력을 갖춰 차별화할 수 있도록 최신 기술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