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유병언 측, 자료 없애고 '줄행랑'

by정태선 기자
2014.04.25 11:54:09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사실상 지배하는 핵심 계열사들이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 컴퓨터 하드디스크의 파일을 삭제하는 등 증거 인멸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동아일보 등에 따르면 검찰은 21일 회사 경영의 핵심 인물이자 유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혜경 씨와 김필배 씨 등 30여 명을 출국금지 조치를 내려지기 전에 출국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검찰은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 전 회장의 자택 등 거주지 3곳과 청해진해운, 다판다를 비롯한 계열사 12곳 등 총 15곳을 압수수색했지만 몇몇 회사와 단체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 자료들이 지워진 것을 발견했다. 일부 회사에선 전체 컴퓨터의 하드디스크가 포맷돼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로 출국한 김혜경 씨는 지주회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의 지분 6.29%를 보유해 유 전 회장의 두 아들(각각 19.44%)에 이은 3대 주주이며 다판다의 지분 24.41%를 보유한 2대 주주이기도 하다. 김필배 씨는 각 회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고 지난달까지 문진미디어, 아이원아이홀딩스, 클리앙 등 핵심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지낸 바 있다.



한편 유병언 전 회장은 이번 세월호 침몰 사건 발생 이후 처음으로 전날 견해를 밝혔다.

유씨 측 손병기 변호사는 “유 전 회장의 재산이 2400억원이라는 건 오해고, 현재 재산은 100억대 수준”이라며 “유 전 회장이 본인의 법적 책임과는 무관하게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으로 전 재산인 100억 원을 내놓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유 전 회장은 피해가 얼마든 가진 재산 전부를 위로금으로 지급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공탁금을 내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돈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어 일단 보류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유 전회장을 둘러싼 횡령, 배임 등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들을 전면 부인했다. 손 변호사는 “유 전 회장이 (사진)작품 활동을 위해 회사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면서 “회장 일가가 국내외에 수천억원대의 재산을 갖고 있다는 언론 보도도 부풀려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