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건호씨 25일 결혼.."평범한 삶 선례보여줄 것"

by김수헌 기자
2002.12.20 13:41:50

LG전자 직원 신분..경호때문에 예식장 바꿀듯
"권양숙씨도 결혼전 LG 근무"

[edaily 김수헌기자]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아들 건호씨(29)는 20일 "대통령의 아들이라도 평범하게 사는 선례를 보여주고 싶다"면서 "오는 25일 서울 모처에서 올리기로 한 결혼식도 예정대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혼식장은 애초 일반예식장으로 잡혔으나, 노후보의 당선에 따른 신변경호문제로 비공개 장소로 바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연세대 법학과 졸업 뒤 LG전자(66570)에 입사한 건호씨는 현재 LG전자 정보전략그룹 IT 인프라팀에서 근무중이다. 20일 평소대로 오전 9시쯤 출근한 건호씨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업무와 결혼준비 때문에 좀 바쁜 편"이라면서 "경선기간 중에는 아버지를 도와드렸으나, 이후 직장인이 됐기 때문에 대선 운동기간에는 묵묵히 회사일만 해왔다"고 말했다. 건호씨의 예비신부는 연세대 법대 재학시절부터 사귄 배정민(25)씨로, 현재 대학원에 재학중이다. 장인은 노 당선자의 고향인 김해지역 농협 전무를 지내고 지금은 정년퇴직한 뒤 김해에 거주하고 있다. 건호씨는 "아버지와 동향이나 친구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선 때문에 결혼예정 사실을 주위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면서 신부측도 결혼식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며 주위 관심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건호씨는 이날 직장을 계속 다닐 것이냐는 질문에 "대학시절부터 IT분야 공부를 하면서 이 분야에서 일하고 싶었고, LG전자에 입사해보니 생각보다 규모가 크고 배울점이 많아 계속 다닐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직장문제는 이미 가족간 상의를 마친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는 노 당선자의 재벌개혁 정책과 자신의 대기업 입사에 대한 견해를 묻자 "재벌이라는 용어 자체가 고도성장기에 나타난 부정적 경제현상이라고 본다"면서 "지금 대기업들은 글로벌 경쟁시대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대기업을 무조건 안좋게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건호씨는 또 "어제 개표전에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면서 "그러나 승패를 떠나 아버지가 국민후보로 선출돼 국민과 나라를 위해 여기까지 온만큼 패하더라도 자랑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는 강요보다 솔선수범을 보여 존경한다"고 말했다. 과거 대통령 아들들이 비리에 연루돼 법의 심판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냐는 질문을 받고 건호씨는 "평범한 사람으로, 직장인으로 생활하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며, 대통령 아들도 평범하게 살아가는 좋은 선례를 남기자고 다짐했다"고 소개했다. 한편, 건호씨는 지난 5월초 LG전자가 임직원과 인사담당자들을 출신대학으로 보내 현장에서 기업현황과 중장기 전략을 소개하는 채용설명회인 "캠퍼스 리크루팅(Campus Recruiting)" 행사장에서 곧바로 원서를 냈었다. LG 관계자는 "노 당선자의 부인 권양숙 여사도 지난 70년대 노 당선자와 결혼전 부산에서 LG그룹의 모기업인 (주)럭키(현 LG화학)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면서 "대통령 부인과 아들 모두 전현직 LG식구인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