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일색 지도부에 친낙 `2인자` 박광온 등장…이재명號의 행방은

by이상원 기자
2023.05.01 16:40:48

朴 `통합` 강조…총선 앞두고 계파 갈등 우려
朴 당선, `비명계 결집` 신호탄 분석
6월 말 이낙연 귀국에 `질서있는 퇴진론` 재점화 가능성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친낙(親이낙연)계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되면서 본격적인 비명계(非이재명)계의 세력 확장이 시작됐다. ‘확장 통합’을 제1기조로 공언한 박 원내대표의 행보가 계파 간의 균형을 이룰지 주목된다. 동시에 비명계의 강세에 이재명 대표를 향한 ‘질서있는 퇴진론’이 탄력을 받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박광온(오른쪽에서 세번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신임 원내대표단을 소개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성국 경제 담당 원내 대변인, 김한규 원내 대변인, 박 원내대표, 송기헌 원내수석 부대표.(사진=뉴스1)
박 원내대표는 지난달 29일 이뤄진 원내대표 선거 5분 정견발표에서 통합을 5번, 수락연설에서도 3번이나 언급했다. 첫째도, 둘째도 당내 통합을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우리 당 상황에서 친명·비명을 나누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며 “경선 자체를 통합 과정으로 인식했다. 당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이재명 대표와 지도부·원내지도부가 긴밀하게 좋은 관계를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1일 발표한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원내대변인, 비서실장 등 주요 원내대표단 인선도 계파색이 옅은 비명계 위주다. 박 원내대표는 송기헌 의원을 운영수석으로 지명하고 원내대변인은 김한규·이소영·홍성국 의원, 비서실장은 민병덕 의원이 맡도록 했다.

박 원내대표가 통합을 거듭 주장한 데에는 총선을 앞두고 친명·비명 간 계파 구도가 심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박 원내대표가 친명·비명이 유효하지 않다고 말하지만 애초에 통합을 이루겠다는 것의 전제는 당에 분열이 있다는 것이고 이게 공천 과정에서 심화할 것을 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박 원내대표의 공개적 바람과 달리 범친명계라고 불린 홍익표·김두관·박범계 의원을 일거에 꺾고 과반 지지로 당선된 것이 곧 ‘비명계 결집’의 시발점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비명계의 한 재선 의원은 “당초 결선을 예상했으나 결과는 1차에서 끝났다. 그것만 봐도 당내에서 변화의 기류는 확실하다”며 “비명계가 원내 지휘봉을 잡은 만큼 이재명 중심이었던 민주당이 조금씩 변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흐름에는 이 대표 체제론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당내 기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각에선 이낙연 전 대표의 오는 6월 귀국을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재 이 대표의 대체재가 없다는 평이 오가는데 이 전 대표는 그 역할을 맡을 적임자로 꼽히기도 한다. 앞서 지난달 17일 장인상을 위해 귀국했을 당시, 설훈·오영환·윤영찬·이개호 등 의원들과 만찬을 하고, 친낙계 싱크탱크인 ‘연대와 공생’ 관계자들과 회동을 하면서 이 전 대표는 최근 당의 행보에 “안타깝다”고 밝힌 것으로도 전해졌다.

비명계의 재결집과 더불어 이 전 대표의 귀국과 맞물리면서, 이 대표를 향한 ‘질서있는 퇴진’이 또 다시 공론화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언제든 비명계가 결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원내대표) 선거였다”며 “이 전 대표가 돌아올 시, 그 역할론이 요구된다면 이 대표의 거취 얘기도 나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한 비명계 초선 의원은 “이 전 대표가 귀국하더라도 역할을 기대하기엔 무리일 수도 있다”며 “지금 박 원내대표가 된 것도 총선 승리를 위해 당내 갈등을 줄이기 위한 일환이라고 본다. 이 전 대표가 당에 등장하는 것이 과연 당을 위한 것일까에 대해선 좀 더 숙고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