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핵화' 파격 발언에 韓 부도위험지표 급락

by김정현 기자
2018.03.07 09:59:48

한국물 CDS프리미엄 한달 만에 40포인트 대 하락

한국 외평채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추이. 6일(현지시간) 한달 만에 40bp(1bp=0.01%포인트) 대로 하락했다. 자료=국제금융센터, 마켓포인트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비핵화’ 파격 발언에 우리나라 부도위험지표가 한 달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7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 6일(현지시간) 한국 외평채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전일 대비 4bp(1bp=0.01%포인트) 급락한 47bp를 기록했다. 지난 1월 30일 46bp를 기록한 이후 한 달 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40bp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달 1일(49bp) 이후 처음이다.

CDS 프리미엄은 부도 혹은 파산 등에 따른 손실을 다른 투자자가 대신 보상해주는 신용파생상품의 수수료를 말한다.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의 부도 가능성 또는 신용위험이 높아지면 CDS 프리미엄도 덩달아 오른다. 보험 가입 시 사고 확률이 높으면 보험료가 올라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지난 1월 줄곧 40bp대에서 등락하던 한국물 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2일(현지시간) 50bp대로 레벨을 올린 뒤 줄곧 50bp대에서 등락해왔다. 위험회피 분위기가 본격화한 이유 때문이었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됐었다.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 뉴욕 증시가 급락했고,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불거졌다. 신흥국인 우리나라의 투자자산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전날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CDS 프리미엄은 급락한 것이다. 청와대는 대북특사단의 방북 결과를 발표하면서 “북측이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전세계가 화들짝 놀랐다. 김 위원장이 핵을 포기할 거라는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북한 리스크가 줄어들면서 우리나라 자산에 대한 불안감이 고개를 숙인 것으로 전문가들을 파악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지난달 미국발(發) 위험회피 심리가 불거지면서 우리나라 CDS 프리미엄이 상승했는데, 전날 북한 소식에 CDS 프리미엄이 급격히 하락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하락 폭은 유독 컸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전날 한국물 CDS 프리미엄이 4bp 내리는 동안 중국과 일본은 각각 1bp 내리는데 그쳤다. 미국 등의 CDS 프리미엄은 거의 비슷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