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부정' 도시바, 역대 최대 과징금 불가피

by김인경 기자
2015.09.10 09:53:55

도시바 84억엔 계상.. 기존 IHI 과징금 5배 수준
"100억엔 이상 나올지도..형사처벌 가능성도 제기"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회계를 누락해온 도시바가 이번엔 일본 기업 역사상 최대의 과징금을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 측이 먼저 84억엔의 과징금을 계상하고 있는 가운데 100억엔 이상의 벌금을 내야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증권감시위원회가 도시바의 회계 부정 사건을 조사한 후 10월께 과징금 부과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시바는 지난 8일 수정결산안을 내놓았다. 최근 7년간 2248억엔 규모의 이익이 뻥튀기된 만큼, 회사의 신용등급 강등 및 주가 약세는 불가피하다. 이미 외국계 투자자와 개인투자자들의 소송도 잇따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도시바 역시 금융당국의 과징금 처분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2015회계연도(2014년 3월~2015년 3월)에 84억엔의 충당금을 영업외 비용으로 선제적으로 기재해놓았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큰 과징금을 문 것은 지난 2008년 유가증권보고서를 허위기재했던 IHI(16억엔)이다. 그런데 도시바가 이보다 5배가 넘는 과징금을 이미 각오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100억엔대의 과징금을 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뿐만 아니라 형사처벌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본 자민당이 지난 2일 기업지배구조 합동 토론회에서 한 참석자는 “도시바 문제로 해외 투자자의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며 형사처벌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일부 변호사들은 회계 실수나 오류가 아니라 지속적인 분식회계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경영진이 결산 분식을 주도한 올림푸스의 경우, 전 사장 등 7명이 체포되는 형사처벌을 받은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현재 도시바 사건이 형사처벌로 발전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크지만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경우 예측 불허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