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콰지모도가 죽은 에스메랄다를 안고 눈물 범벅으로 부르는 마지막 노래는 주술 같다. "춤을 춰요 나의 에스메랄다/ 노래해요 나의 에스메랄다…." 그 순간 에스메랄다와 같은 복장으로 줄에 매달려 있던 시체들이 깨어나 공중에서 춤을 춘다.
이렇게 마침표를 찍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가 2월에 이어 3월에도 뮤지컬 톱10 정상을 차지했다. 이유리 청강문화산업대 교수, 조용신 공연칼럼니스트,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 등 뮤지컬 전문가 3명은 아바의 음악과 이야기가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맘마미아!'를 2위로 선정했다.
▲ 뮤지컬 전문가들이 3월 추천작으로 뽑은 "노트르담 드 파리"
▲ 가수와 무용수를 철저히 구분하는 프랑스 뮤지컬이다. 아바의 맬로디가 흥겨운‘맘마미아!’와 영화를 토대로 만든‘라디오스타’
'노트르담 드 파리'는 빅토르 위고의 원작을 바탕으로 1998년 파리에서 초연돼 400만 관객을 모은 '프랑스 국민 뮤지컬'이다. 2005년과 2006년 내한공연이 '연타석 홈런'(관객 19만 명)을 날린 데 이어 이번 한국어 버전도 호평 받아 브랜드 파워가 강해졌다. '대성당의 시대' '광인들의 교황' '보헤미안' 등 전염성 강한 노래, 상징적인 춤과 세트의 조화, 지난해 10월 지방 공연부터 다듬어온 배우 앙상블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이번 뮤지컬 톱10은 2월 27일 현재 공연 중인 뮤지컬 40여 편을 대상으로 삼았다. 창작 뮤지컬 중엔 영화가 원작인 '라디오 스타'(3월 2일까지 예술의전당)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초연 치고는 장면 배열이 매끄럽고 음악을 잘 뽑아냈다는 평이다.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나인'과 코미디 '헤어스프레이'가 공동 5위, 대전·부산·대구를 도는 '브로드웨이42번가' 내한공연이 7위에 올랐다.
뮤지컬 전문가들은 3월 개막작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토니상 수상작으로 황재헌이 연출하는 '나쁜 녀석들', 공포 코미디 '이블데드', 장유정의 신작 '형제는 용감했다', 뮤지컬적 소재의 편견을 깬 '빨래', 라디오를 재료로 쓴 '온에어', 하희라를 무대로 불러낸 '굿바이 걸', 대구에서 롱런하고 올라온 '만화방 미숙이' 등이 주목할 만한 무대로 꼽힌다.
▶ '노트르담 드 파리'는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하고 3월 15일부터는 성남아트센터로 무대를 옮긴다. (02)501-13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