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느껴봐라” 신상 털고, 털리고…숨진 공무원 가해자는 교사?

by이로원 기자
2024.03.08 10:55:07

민원 시달리다 신상 유포돼 숨진 김포시 공무원
이번엔 가해자 추정 인물 신상 온라인에 확산
누리꾼들 “인과응보” vs “같은 일 반복 안돼” 갑론을박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항의성 민원에 시달리다 온라인 카페에서 신상정보까지 공개돼 사망한 김포시 공무원이 민원인들의 퇴근 주장과 달리 새벽 1시까지 현장을 지킨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이번엔 가해자 신상정보가 공개되는 등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8일 오전 경기 김포시청 앞에서 항의성 민원에 시달리다가 숨진 공무원 A(39)씨를 애도하는 노제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포시 제공)
8일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포시 9급 공무원 A(39)씨가 숨지기 전 A씨의 신상 정보를 온라인 카페에 공개한 가해자 B씨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는 글이 올라왔다.

누리꾼들이 B씨가 카페에 남겼던 글을 토대로 그의 실명 뿐 아니라 SNS 계정, 소속 직장, 사진 등을 알아낸 것. 이에 더해 거주하는 아파트와 소유 차량까지 공개됐다.

현재 확산하고 있는 글에 따르면 B씨는 현직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공무원 신상 공개하더니 인과응보”라면서 “어떤 기분일지 똑같이 느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B씨가 실제로 A씨의 신상을 유포한 당사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현재 B씨는 본인의 SNS 계정을 폐쇄한 상태다.

이에 따라 B씨의 신상정보가 공개된 것에 동조하는 누리꾼들도 있지만 “같은 일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한 누리꾼은 ”실제 가해자인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이렇게 올려서 또 다른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자제를 호소하기도 했다.



A씨의 동료 공무원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유사한 일을 막는 근본적인 재발방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항의성 민원에 숨진 김포시 공무원을 추모하기 위해 김포시청에 마련된 분향소. (사진=연합뉴스)
앞서 지난 5일 지난 5일 오후 3시 40분쯤 A씨는 인천시 서구 도로에 주차된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였으며 차 안에서는 극단적 선택을 한 정황이 확인됐다.

A씨는 지난달 29일 김포 도로에서 진행된 포트홀(도로 파임) 보수 공사와 관련해 차량 정체가 빚어지자 항의성 민원을 접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일 온라인 카페에서는 공사를 승인한 주무관이 A씨라며 그의 실명과 소속 부서, 직통 전화번호까지 공개됐다.

한 누리꾼은 “A주무관은 퇴근했다고 한다” “집에서 쉬고 있을 이 사람 멱살 잡고 싶다” “공사 승인하고 집에서 쉬고 계신 분이랍니다” 등의 글을 여러 차례 올리며 A씨의 신상을 공개했다. 그러자 온라인 카페에는 “정신 나간 공무원이네” 등 A씨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김포시 관계자는 7일 “숨진 공무원이 공사 현장에 안 갔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며 “새벽 1시까지 현장에 머무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포시는 온라인 카페 회원들을 경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시는 현재 자문 변호사와 함께 고발장에 적시할 구체적인 혐의를 검토하고 있으며 관련 증거 자료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