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DC2020]아이폰, 인터넷 없이 번역·받아쓰기하고 ‘자동차키’도 된다

by장영은 기자
2020.06.23 09:32:12

한국어 등 11개 언어 번역·받아쓰기 '온디바이스'
올해 하반기부터 생산되는 BMW에 아이폰 '열쇠'로
달라진 홈화면, 위젯·앱 라이브러리 추가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애플이 사용자 편의성과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아이폰 운영체제(OS) ‘iOS14’를 선보였다. 한국어를 포함한 11개 언어를 ‘온디바이스’로 번역하고 자동차 열쇠 기능도 할 수 있게 된다.

팀 쿨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22일(현지시간 ) 온라인으로 개최한 세계개발자회의(WWDC2020)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애플은 22일(현지시간) 연례행사인 ‘세계개발자회의(WWDC2020)’를 온라인으로 열고 오는 9월부터 공식 배보될 iOS14에서 적용되는 다양한 혁신 기능을 공개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생산되는 BMW 차량에서는 아이폰이나 애플워치를 이용해 문을 열거나 시동을 걸 수 있다. (사진= BMW)
시리 구동화면(왼쪽)과 온디바이스로 작동하는 번역 기능(오른쪽). (사진= 애플)


새롭게 추가된 기능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자동차 열쇠(Car Keys)’ 기능이다.

아이폰이나 애플워치를 차량 손잡이에 대면 자동으로 차량 문이 열리고, 무선충전패드나 별도 보관함에 아이폰을 올리면 시동을 걸 수 있다. 근거리무선통신(NFC)기술을 활용해 최신 차량의 스마트키 기능을 아이폰으로 대체할 수 있는 기능이다. 기기를 분실하면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비활성화 할 수 있다.

초광대역칩인 ‘U1’을 탑재한 아이폰11의 경우 내년부터 아이폰을 주머니나 가방에 넣은 채로 자동차 문을 열 수도 있다.

한국어를 포함해 11개 주요 언어를 지원하는 번역 앱이 기기 안에서 구동되는 온디바이스 형태로 탑재된다. 인터넷 연결이 안되는 오지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란 게 애플측 설명이다.

이 앱은 사용자의 문장이나 말을 번역해 원하는 언어로 통번역해준다. 번역된 언어는 텍스트로 화면에 띄우거나 음성으로 나오게 설정할 수 있다. 누군가와 채팅을 시작하면 화면이 ‘가로모드’로 바뀌면서 각 발화자의 말을 표시해준다. AI 음성 비서 ‘시리(Siri)’의 음성 인식 기능을 업그레이드 해 장문 받아쓰기도 가능해진다. 역시 온디바이스로 구현된다.

에어팟 활용도 또한 개선했다. 자동 기기 전환을 통해 아이패드, 맥 등 애플 기기 간에 전환을 매끄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에어팟 프로에는 입체적인 음향을 느낄 수 있도록 머리 위치 추적 기능을 이용한 공간감 오디오 기능을 추가됐다.

iOS14가 적용된 아이폰 화면. 왼쪽부터 앱라이브러리, 다른 작업 중 전화 수신 알림, 올 가이드. (사진= 애플)




‘안드로이드 폰과 비슷해진 ‘홈 화면’ 변화도 눈에 띈다. 홈 화면에 ‘위젯’을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으며, iOS 최초로 ‘앱 라이브러리’가 적용된다. 전화가 오면 전체 화면으로 전환되는 게 아니라 작은 창으로 알려주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엔지니어링 부문 수석 부사장은 “iOS14는 홈 화면에 대한 사상 최대 규모의 업데이트를 시작으로 아이폰 핵심 요소 일부를 재구성했다”며 “한층 더 강력하고 사용하기 편리해졌다”고 말했다.

위젯은 앱을 실행하지 않고도 날씨, 일정, 데이터 사용량 등 앱이 보내는 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작은 창이다. 기존 iOS에서는 특정 화면에서만 위젯을 확인할 수 있고 크기도 고정돼 있었으나, iOS14에서는 원하는 화면에 다양한 크기의 위젯을 추가할 수 있다.

홈 화면 끝 페이지에는 ‘앱 라이브러리’를 추가했다. 연관성 있는 앱을 정리해 하나의 폴더에 넣는 등 자동 분류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OS의 ‘앱 서랍’ 기능과 비슷하다. 상단 검색 바를 통해 앱을 찾을 수도 있다.

전화가 오면 기존에 스마트폰으로 하고 있던 모든 작업이 중단되는 불편함도 없어진다. 기존 iOS는 전화가 걸려오면 전체화면이 전화 모드로 바뀌었으나, iOS14에서는 전화 알림창에서 수신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또 ‘화면 속 화면(Picture-in-Picture)’ 기능을 통해 다른 앱을 이용하면서 동영상을 시청하거나 영상 통화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아이패드OS14의 앱 디자인. (사진= 애플)


애플은 이날 ‘아이패드OS14’도 함께 공개했다. 애플릿의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영상통화인 ‘페이스타임’과 필기 기능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앱 디자인을 적용했다.

특히 애플펜슬로 텍스트 창에 글씨를 쓰면 자동으로 타이핑 된 텍스트로 변환되는 기능이 사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페더리기 수석 부사장은 새로운 아이패드 OS에 대해 “시스템간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간결한 새 디자인, 아이패드만을 위해 맞춤 설계된 새로운 앱 디자인, 애플펜슬로 하는 보다 개선된 노트 필기 기능, 그리고 한층 강력해진 AR 경험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