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대도시 지속 어려워…신문명 도시 만들자"

by정다슬 기자
2018.11.04 16:46:17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4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호텔에서 싱크탱크 여시재와 중국 칭화대 지속가능발전연구원 공동 주최로 열린 ‘신문명 도시와 지속가능발전’ 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뉴스속보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4일 “대도시는 지속 불가능하다”며 “새로운 문명을 탄생할 도시를 창출하자”고 말했다.

반기문세계시민센터 이사장인 반 전 총장은 재단법인 여시재(원장 이광재)와 중국 칭화대 지속가능발전연구원이 베이징에서 공동 주최한 ‘신문명 도시와 지속가능발전’ 포럼 기조연설에서 “앞으로는 집이 일과 교육, 의료행위의 60~70%가 집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대도시가 기후 온난화의 주범으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70%를 차지하며 불평등을 심화시킨다고 지적했다. 또 대도시의 높은 주거비와 생활비 때문에 실리콘밸리 등지에서 창조적 인재들이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는 “산업문명 시대에는 일하려면 직장으로 출근하고 물건을 사려면 백화점에 갔지만, 디지털 기술 혁명으로 직장, 병원, 쇼핑센터, 학교가 손안으로 들어왔다”면서 “산업혁명의 대량 생산·소비 시대에는 대도시가 주인공이었지만, 맞춤 생산·소비 시대에는 중소도시와 농촌이 주인공으로 창조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서 “대도시 못지않은, 지속가능한 중소 창조도시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반 전 총장은 이런 도시를 만들려면 개인과 기업, 국가를 뛰어넘어 세계가 함께 하는 창조적 조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아시아의 어느 도시에서 신문명이 탄생할 것”이라는 자크 아탈리의 말을 인용하며 “나는 이 도시가 중국의 도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변화는 앞으로 전 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중국이 지속가능한 변화를 만들 수 있는가에 따라 인류의 운명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헌재 여시재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산업화를 넘어 4차산업혁명 또는 디지털혁명의 시대를 맞아 새로운 도시 모델이 필요하다”면서 “지금 같은 화석 에너지에 기반을 둔 도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미래 도시는 에너지와 물, 식량 등의 문제에서 대안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디지털 기술 덕분에 출퇴근하지 않아도 되는 도시를 만들면 인간의 삶은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 김도연 포스텍 총장 등이 600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