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정책실장에 '장하성'..재계는 '기대반, 우려반'

by윤종성 기자
2017.05.21 16:21:09

"예상못한 깜짝 인사"..재계, 다시 긴장모드
"재계 이해도 높아..급진적 정책은 없을 것"
"저성장시대..대기업 규제강화는 지양해야"

▲장하성 정책실장이 21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인선 발표 이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이데일리 윤종성 남궁민관 기자] “재벌에 대해 누구보다 엄중한 잣대를 들이댔던 분이기에 우려되는 측면이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누구보다 재계를 잘 이해하고 있기에 상식적이고 이해가능한 수준에서 합리적인 정책들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습니다”

장하성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가 21일 문재인 정부의 초대 청와대 정책실장에 임명된 뒤, 기자와 전화통화를 한 재계 관계자의 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공정거래위원장에 내정된 데 이어, 장 교수를 정부 정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정책실장에 임명하면서 강력한 ‘재벌 개혁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특히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이 타깃이 될 전망이다.

재계는 새 정부의 파격적인 인사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도 포착된다. 재계 관계자는 “장 교수의 정책실장 임명은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인사”라고 말했다. 현재로썬 ‘기대반, 우려반’이다. 장 교수가 ‘재벌 저격수’로 유명하지만, 한편으로는 재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학자’이기에 급진적인 정책을 펼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재벌이 개혁 대상인 것은 맞지만, 장 교수는 재벌이 갖고 있는 순기능에 대해서도 인정하는 인물”이라면서 “우려 만큼 대대적인 개혁 정책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관계자도 “장 교수는 반시장, 반기업 기조를 가진 사람이 아니다‘며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학자’라는 것이 재계의 일반적인 평”이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장 교수가 평소 주장하는 양극화와 불평등 해소 문제가 대기업들에 대한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재벌개혁이 상식과 합리적인 수준이라면 존중하고 따를 것”이라면서도 “우리나라가 처한 경제 상황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너무 억지스러운 정책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저성장 시대에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기업가정신 함양. 규제 개혁 등이 절실한데 이런 부분이 새 정부에서는 철저히 외면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재벌 개혁을 한다는 명목으로 대한민국의 성장동력 확보라는 과제가 뒷전으로 밀리지 않을까 걱정되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