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성호 기자
2009.08.14 14:02:48
은행권 CD발행 증가..당분간 상승세 지속
수요자·건설업체..금융비용 증가로 부담 가중
[이데일리 박성호기자] 최근 양도성예금증서(CD) 상승세에 부동산시장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CD금리가 주택담보대출금리의 기준이 되기 때문.
일시적인 상승세는 시장에 주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상승세가 지속되면 현재 회복세를 보이는 부동산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것이 시장의 전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4개월째 꿈쩍않던 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지난 13일 전날보다 0.03%포인트 상승한 2.45%로 마감했다. CD금리는 작년 10월 연 6.18%까지 올랐다가 그 이후 정부의 저금리 기조에 맞춰 하락했다. 올해 4월 연 2.41%까지 떨어졌다가 6월초 0.01%포인트 오른 뒤 연 2.42%를 줄곧 유지해왔다.
이에 따라 CD금리에 연동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올랐다. 국민은행이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고시금리를 다음 주부터 0.03%포인트 오른 연 2.71~4.41%로 책정했다. 우리은행 3.33~4.63%, 신한은행 3.23~4.53% 등으로 0.01%포인트씩 각각 인상했다.
CD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CD금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시중금리가 상승세를 타고 있어 CD금리만 제자리를 지키는 것이 힘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견되는 시점에서 CD금리가 이를 선반영하는 경향도 있다.
또 단기 자금 시장이 넉넉했던 올 초와는 상황이 많이 바뀌어 은행들이 CD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CD금리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그동안 CD금리가 너무 낮았다는 인식이 컸다"며 "은행들이 최근 들어 자금 확보 방법으로 CD발행량을 늘리는 것도 상승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대출을 통해 주택을 구입했던 사람들은 금리상승이 어디까지 지속될지 우려섞인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자칫 금리가 너무 오르게 되면 부담이 커져 자칫 급매물이 대거 등장했던 작년 가을과 같은 상황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개포동 미래 공인 관계자는 "작년 가을 대출을 무리하게 받아 집을 샀던 사람들이 집값이 떨어지고 금리가 오르면서 대거 집을 내놓았다"며 "대출규제보다 금리 상승이 실제 집을 매매하는데 더 큰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실제 강남지역에서 8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3억2000만원(LTV 40% 적용)을 변동형 상품으로 대출받은 사람은 대출 금리가 1% 오를 때마다 연간 320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한달에 27만원 가량의 이자를 더 내야 해 이자 부담이 적지 않은 편이다.
대부분 집을 구입할 때는 대출을 통한 레버리지 효과를 노리는데 대출 금리 인상은 이런 사람들의 매수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사람들의 매수심리가 약화되면 주택거래가 줄게 되고 이는 분양시장 침체로 이어져 건설업체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건설업체들도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상승하면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특히 미분양 해소를 위해 중도금 무이자 등 금융혜택을 제공했던 업체들은 분양시장 침체와 함께 이자비용이 증가하는 이중고를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예컨데 건설사가 수도권에서 4억원 짜리 아파트를 분양할 때 2억4000만원까지 집단대출을 통해 지원할 수 있다. 하지만 건설업체가 중도금을 무이자로 대출해 줄 경우 금리가 1%오르면 가구당 연간 240만원 정도의 추가 비용부담이 생긴다. 1000가구 규모의 단지라면 건설업체는 연간 24억원의 금융부담이 추가로 발생하게 된다.
이와함께 건설사들이 회사채 등을 통한 자금 마련도 곤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 상황에도 불구하고 시중 회사채 금리보다 3~4%가량 높게 채권을 발행해 왔던 건설업체로서는 CD금리 인상에 따라 더 높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