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지미에 금관문화훈장…마지막 말 "보고 싶다, 사랑한다"(종합)

by장병호 기자
2025.12.14 18:50:35

최휘영 장관, 14일 고인 추모공간 찾아
보관·은관문화훈장 이어 세 번째 수훈
"韓영화 상징, 산업 발전에도 큰 기여"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정부가 14일 향년 85세로 별세한 고(故) 김지미 배우에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고(故) 김지미 배우의 추모 공간이 마련된 서울 중구 충무로 서울영화센터에 고인의 금관문화훈장이 놓여져 있다. (사진=문체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4일 오후 2시 김지미의 추모 공간이 마련된 서울 중구 충무로 서울영화센터를 찾아 고인에게 추서된 금관문화훈장을 유족 대표에 전달했다.

고인의 딸 최영숙 씨는 미국 현지에서 장례 절차 등을 밟고 있어 수여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최씨는 고인이 가족에게 남긴 마지막 말이 “보고 싶다, 사랑한다”였다고 한국영화인협회를 통해 전했다.

문체부는 “고인은 대중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한 시대의 영화 문화를 상징하는 배우였다”며 “한국영화 제작 기반 확충과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한국 영화 생태계 보호와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는 데도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4일 고(故) 김지미 배우의 추모 공간이 마련된 서울 중구 충무로 서울영화센터를 찾아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하기에 앞서 조문을 하고 있다. (사진=문체부)
양윤호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은 “김지미 배우는 우리 영화계 후배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과감한 잔다르크였다”며 “한류라는 개념이 형성되기 전 한국 영화 산업의 토대를 만들어낸 선배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이며 제작자, 아티스트였다”고 회고했다.



문화훈장은 문화예술 발전과 국민 문화 향유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자에게 수여하는 훈장이다. 금관은 그중 최고등급으로, 해당 분야의 개척자나 원로급 인사에게 수여한다. 고인은 1997년 보관문화훈장(3등급), 2016년 은관문화훈장(2등급)을 수훈한 바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별세한 배우 고(故) 이순재에게도 사후에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이외에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배우로는 2021년 윤여정, 2022년 이정재가 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4일 고(故) 김지미 배우의 추모 공간이 마련된 서울 중구 충무로 서울영화센터를 찾아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한 뒤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문체부)
김지미는 1957년 영화 ‘황혼열차’로 데뷔한 이후 ‘비 오는 날의 오후 3시’, ‘토지’, ‘약속’, ‘길소뜸’ 등 수많은 작품에서 주연을 맡으며 한국영화의 성장기를 이끈 배우다.

여성 중심 서사가 제한적이던 시기에도 폭넓은 역할을 소화하며 한국영화 속 여성 인물상의 지평을 넓혔다. 국내 주요 영화제에서 다수의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대중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한 시대의 영화 문화를 상징하는 배우로 평가받아 왔다.

배우 활동과 더불어 지미필름을 설립해 제작자로도 활동했다.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 스크린쿼터사수 범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영화진흥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2015년 예술인 최고의 영예로 인정받는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