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대만에 따라잡힌 국민소득…한은 "환율 변동성 때문"[일문일답]

by하상렬 기자
2023.03.07 10:29:15

최정태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 브리핑
작년 1인당 GNI 3만2600달러, 7.7%↓
대만 3만3565달러로, 2002년 이후 첫 역전
"원·달러 환율 12.9% 오를 때, 대만은 6.8% 올라"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2600달러 수준에 머무르며 1년 전보다 7.7%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이후 최대 감소 폭으로, 대만(3만3662달러)에도 뒤쳐지게 됐다. 대만과 1인당 GNI가 역전된 것은 2002년 이후 처음이다.

7일 한국은행에서 최정태 국민계정부장이 ‘2022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은은 7일 ‘2022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 발표를 통해 지난해 1인당 GNI가 3만2661달러를 기록해 2021년 3만5373달러에서 2712달러(7.7%)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주로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연평균 12.9% 상승한 영향으로 한은은 설명했다. 한은은 환율과 물가가 안정세에 접어든다면 수년 내 4만달러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은 최정태 부장과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은 원화 기준으로 보면 4.3%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이례적인 환율 상승 영향으로 달러 기준 2021년보다 7.7% 줄어들었다. 연평균 환율이 1144원에서 1292원으로 12.9% 상승한 영향이다. 전년 대비 감소금액인 2712달러를 요인별로 분해하면,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각각 896달러, 437달러 만큼 증가하는 데 기여했다. 국외순수취요소소득과 인구감소 요인이 각각 88달러, 74달러 증가하는 데 기여했다. 반면에 환율 상승 영향이 4207달러 감소하는 데 기여했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 세계 순위는 다른나라 국민소득 통계가 모두 공표된 이후에나 가늠할 수 있다. 현재 공표된 것은 국제기구마다 적용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있다.



2021년 대만의 1인당 국민소득은 3만3756달러로 우리나라(3만5168달러)보다 낮았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은 대만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3만3565달러로 우리나라(3만2661달러)보다 조금 더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대만 환율은 6.8% 상승했다. (이같은) 차이가 나게된 것은 주로 환율 요인으로 보면 될 것 같다.

△2002년까지는 달러 기준 대만의 1인당 국민소득이 우리나라보다 높았다. 2003년부터 2021년까지는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대만보다 높았다.

△(이인규 지출국민소득팀장)GDP디플레이터는 국민 경제 전반 활동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물가지수다. 지출 측면에서 본다면 소비나 투자 같은 내수 물가 변동뿐 아니라 수출을 같이 반영한다. 반면에 수입 등 가격의 변화는 차감항목으로 차감하게 된다. 작년 같은 경우 소비나 투자 등 내수 디플레이터와 수출디플레이터는 상승했지만, 원유 등 수입 디플레이터가 더 크게 상승했다. 즉 차감항목인 수입 디플레이터가 더 높게 상승하면서, 전체 GDP디플레이터 상승 폭이 전보다 줄어드는 결과로 나타났다.

△1인당 국민소득은 실질경제성장률, 가격요인인 GDP디플레이터, 원·달러 환율, 인구증감, 국외순수취요소소득 등 다양한 요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정확한 예측이 쉽지 않다. 다만 향후 2~3년간 성장률이 연평균 2% 내외로 가고, GDP디플레이터가 물가 안정 목표치(2%) 내외로 나오게 된다면, 환율이 과거 10년간 평균치인 1145원정도로 가정했을 때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를 달성하는 것은 그리 머지 않은 시기에 이뤄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