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이중구조와 인력 부족, 정부 주도의 새 회사 설립해 해결해야”

by최정훈 기자
2022.12.02 11:10:59

2022년 지역일자리 포럼, 정흥준 서울과기대 교수 발제
“조선업 최소 2~3만명 인력 필요, 저임금·고용불안에 부족”
“원청·사내 하청 지분참여로 이뤄진 새로운 회사 설립해야”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대우조선해양 파업을 불렀던 조선업의 이중구조를 해소와 인력 부족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주도로 원청과 사내 혹은 사외 하청회사의 지분으로 구성된 새로운 회사를 만드는 일자리 모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 설치된 대형 크레인(사진=연합뉴스)
2일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2022년 지역일자리 포럼’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상생형 지역 일자리 모델의 조선업종으로의 확장 가능성’에 대해 발표했다.

정 교수는 발표에서 조선업계는 2026년 말까지 생산물량을 확보한 상태임에도 저임금과 고용불안으로 인한 숙련인력 이탈로 노동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2022년 초 주요 대형 조선소 현재 인원은 약 10만명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최소 2~3만명의 추가 인원이 필요한 상황, 수주가 계속될 경우 5~6만명까지 필요하다”며 “조선 시황을 고려할 때 15만명 내외의 인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이어 “조선업의 인력부족은 조선소 생산을 담당하는 하청 노동자의 고용 불안과 저임금이 주요 원인으로 2016년 조선업 위기로부터 본격화됐다”며 “하청 본공 외 다단계 하도급 형태인 물량팀의 인력이 급감했고, 현재 수준으로 인력을 모집하려고 하지만 채용이 어렵다”고 전했다.



특히 대형 조선소는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안정적인 생산물량을 확보한 상태로 이후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수주가 예상돼 숙련인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라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회사가 단가를 올려 해결하는 단기적인 접근을 할 수 있지만, 지속 가능한 대안은 아니라고 정 교수는 설명했다.

이에 정 교수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일직종의 사내(사외) 협력사 다수와 원청의 지분참여로 이뤄진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고 기존 직원 고용 승계 및 신규 충원을 통해 숙련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일자리 모델을 제안했다.

원청은 물량을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적절한 단가를 보장하며 숙련 형성을 위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해 지속가능성을 지원하고, 협력사는 물량팀과 같은 재하도급을 자제하고 정규직 인력 채용을 관행화하며 숙련과 직무 가치가 반영된 임금체계를 개발하는 방식이다. 노동조합은 납기 준수, 안전한 생산 등 회사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이를 통해 조합원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확보해야 한다고 정 교수는 설명했다.

정 교수는 “조선업 상생형 일자리 모델은 현재 조선업 생산구조의 유일한 해결방안이 아닌 숙련인력 확보를 위한 대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젊은 직원 정규직 채용을 확대하고, 단계적 정규직화 방안을 개발하고, 사내 협력사 노동자에 대한 처우개선과 상생형 일자리 모델을 통해 숙련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