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선 사범 609명 기소…고소고발 '급증'·기소율 '반토막'(종합)

by이배운 기자
2022.09.12 16:52:21

2001명 입건, 12명 구속…흑색선전사범 비중 393.9%↑
기소율 지난 대선 대비 27.9%p↓…근거없는 고발 급증탓
공소시효 임박 시점에 사건 송치…“보완수사 시간 부족해”
경찰, 선거사범 732명 송치 8명 구속…“檢과 적극 협력”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검찰이 지난 3월 실시된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사범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을 포함해 609명을 재판에 넘긴 가운데, 지난해부터 시행된 검·경 수사권조정과 선거사범 6개월 단기 공소시효 때문에 사건처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호소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전경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12일 검찰은 20대 대선 선거사범 공소시효 만료일인 지난 9일을 기준으로 총 2001명을 입건해 609명을 기소하고 이 중 1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입건수는 2017년 실시한 제19대 대선의 선거사범 878명 입건(512명 기소, 16명 구속)과 비교해 127.9% 증가했다.

입건 단서별로는 고소·고발의 비중이 206.1%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19대 429명→20대 1313명). 입건유형별로는 허위사실공표 등 흑색선전사범의 비중이 393.9% 증가했다(164명→810명).

기소율은 제19대 대선 58.3%에서 27.9%포인트 급감한 30.4%에 그쳤다. 검찰은 기소율이 감소한 원인으로 △주요 후보자들을 상대로 한 근거 없는 고소·고발 급증 △탈법방법 문서배부, 시설물 설치 등 일부 벌칙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 등을 지목했다.

주요한 수사 사례로는 각각 공직선거법상 부정선거운동, 허위사실공표 혐의를 받는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례를 들었다. 최 의원은 국민의힘 대권주자로 활 동하던 지난해 8월 대구 서문시장에서 마이크를 들고 “정권교체 이뤄내겠습니다”라고 발언했다가 기소됐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운동 기간이 아니면 옥외 등에서 확성기를 사용해 발언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이 대표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핵심 관계자였던 故김문기 처장에 대해 “하위직원이어서 몰랐다”고 발언하고 ‘백현동 옹벽아파트’ 부지 용도변경 논란에 대해서는 “국토부가 시를 협박해 어쩔 수 없이 해 준 것”이라며 발언했다가 기소됐다. 검찰은 이 대표가 자신에게 불리한 사안을 회피하기 위해 허위로 발언했다고 판단했다.



제20대 대선사범 일반현황 (자료=대검찰청)
한편 검찰 관계자는 “지난해 시행된 검·경 수사권조정과 단기 공소시효가 맞물려 수사 과정에서 적잖은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수사종결권을 갖게 된 경찰이 공소시효를 1달 앞두고 3백여명의 선거사범 사건을 한꺼번에 송치하는 등 보완수사를 진행할 물리적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또한 경찰에서 1차 불기소 종결한 사건 중 혐의 인정 가능성이 있어 재수사를 요청해도 결과 통보가 늦어지고 결국 공소시효가 임박하는 문제도 있었다고 짚었다. 검·경 수사권조정으로 검사는 불송치 기록송부 사건에 대해 보완수사를 할 수 없게 됐다.

경찰은 지난 대선 관련 선거사범 2614명(1792건)을 수사해 이 중 732명을 검찰에 송치하고 8명을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검·경 수사권조정 이후 이뤄진 첫 전국단위 선거인 가운데, 경찰은 전국 277개 경찰관서에 선거사범 수사상황실을 설치해 엄정 대응에 나섰다.

검·경은 양 기관의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검찰 관계자는 “외국 입법례를 찾아볼 수 없는 선거사범 6개월 단기 공소시효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검·경 협력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관계기관이 초동수사부터 종국 처분까지 방향을 긴밀히 협의해야 신속하고 정확한 사건처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경찰은 원활한 공소 유지를 위해 검찰과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며 “지난 6월 실시된 전국동시지방선거 선거범죄에 대해서도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