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낚싯배 전복사고 진두지휘…“靑, 중대 재난 컨트롤타워” 입증(종합)

by김성곤 기자
2017.12.03 15:54:03

사고발생 52분 뒤인 오전 7시 1분 첫 보고…전화 2회·서면 1회 보고
9시 25분 위기관리센터 직접 방문…세종청사 해경·행안부상황실 화상연결
9시 31분 구조작업, 의료조치, 희생자 지원, 실종자 수색 등 6개항 지시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직접 방문해 인천 영흥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낚싯배 전복사고와 관련해 관련 보고서를 읽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휴일인 일요일 새벽 발생한 해상 재난사고에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하루 종일 긴박하게 움직였다. 문 대통령은 3일 오전 인천 영흥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낚싯배 전복 침몰사고와 관련해 사고상황 파악은 물론 구조작업을 진두지휘했다. 과거 세월호 참사 당시 이른바 ‘대통령의 7시간’이라는 불명예 속에서 국민적 공분을 샀던 박근혜정부 청와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문 대통령이 전면에 나선 것은 “중대 재난재해의 컨트롤타워는 청와대”라는 인식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청와대가 컨트롤타워가 아니라고 하는 말도 있었는데 중대한 재난의 경우 청와대가 컨트롤타워가 아니라고 할 도리가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후 중대 재난재해 상황은 청와대 주도로 움직였다. 실제 문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동남아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후 포항 지진피해와 관련해 청와대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한 데 이어 현장보고를 바탕으로 수능연기를 전격 결정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우선 사고발생 52분 만인 오전 7시 1분 위기관리비서관으로부터 1차 보고를 받았다. 이를 포함해 2차례의 전화보고와 1차례의 서면보고를 받은 문 대통령은 “해경 현장 지휘관의 지휘 하에 해경, 해군, 현장에 도착한 어선이 합심해 ‘구조작전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필요한 조치를 지시했다. 오전 9시 25분 국가위기관리센터에 직접 도착해 세종청사에 위치한 해경청상황실과 행안부 종합상황실, 행안부 서울상황실을 화상으로 연결해 상세보고를 받았다. 이후 오전 9시 31분 위기관리센터에 구조작업, 의료조치, 희생자 지원, 실종자 수색 등 구조작업 전반에 대한 사항을 꼼꼼하게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현 상황과 관련해 “현장 모든 전력은 해경 현장지휘관을 중심으로 실종 인원에 대한 구조 작전에 만전을 기해달라”며 “의식불명 인원에 대해 적시에 필요한 모든 의료조치가 취해지길 바란다”고 지시했다. 또 “현장의 선박 및 헬기 등 많은 전력이 모여 있는데 구조간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 달라”며 “신원이 파악된 희생자 가족들에게 빨리 연락을 취하고, 심리적 안정 지원과 기타 필요한 지원사항이 있는지 확인하고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실종자 3명이 선상 내에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해상표류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항공기·헬기 등을 총동원하여 광역항공수색을 철저히 해야 한다”며 “마지막 한 명까지 생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혼신의 노력을 다해달라”고 해경청장에게 지시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대응 중 가장 주목할 점은 현장 지휘권을 위임한 부분과 현장 구조작전에 대해 언론에 적극 공개할 것을 주문한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추가로 지원할 것이 있으면 현장에 가서 상황을 파악하고 건의하라”고 김부겸 행안부 장관에게 별도 지시하면서 “필요시 관련 장관회의 개최를 행안부 장관이 판단하라”고 밝혔다. 이는 주요 재난재해 발생시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지휘권 혼선문제를 정리한 것. 문 대통령은 앞서 “현장 지휘체계와 관련해 강력한 지휘권을 확보해주고 모든 공공분야가 일사분란하게 따르도록 해야 한다”며 “해상재난은 해양경찰청이, 육상재난은 소방이 현장의 지휘권을 확실하게 갖고 대응하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아울러 현장 구조작전과 관련해 “국민들이 한 치의 의구심이 들지 않도록 필요한 사항에 대해 적극적으로 언론에 공개해 추측성 보도로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과거 세월호 참사 당시 정부의 초기 대응 미숙으로 각종 음모론이 불거지는 등 사고수습에 오히려 방해가 됐다는 점을 의식한 것.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첫 보고시각 및 위기관리센터 방문 및 지시사항을 오전 9시와 10시경 두 차례에 나눠 각각 신속하게 공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