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꽝 김기자의 1인방송 도전기⑮] 방송 대중화 시대 `고퀄` 콘텐츠 제작기

by김유성 기자
2016.01.31 15:22:22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지난해 12월 26일 게임업계 유명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제작자인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 인터뷰를 마지막으로 중단했던 ‘얼꽝 기자 1인방송 도전기’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독자들의 열렬한 관심은 없었지만 타사 기자들의 주목을 받았던 칼럼 겸 체험기입니다. 텍스트의 힘이 약해지고 영상의 파워가 강해지는 이 시대에 다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1월 한 달은 새로운 것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이 칼럼을 잠정 중단했습니다. ‘중간 중간’ 실시간 현장 생중계는 했습니다. 제가 실시간 중계를 하는 동안 관계사나 경쟁사에서는 ‘엿보기’용으로 이를 활용하는 듯 했습니다. 촬영되는 주체가 불편해할만 했고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주제로한 토론회 실시간 중계 영상)

다만 영상 ‘퀄리티’(quality)에 대한 고민은 계속됐습니다. 다시 말하면 ‘독자’를 ‘이끄는 힘’에 대한 고민입니다. 유명 정치인의 현장 유세 장면이나 연예인의 공항 입국 장면 같은 장면은 현장 생중계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현장 생중계만으로 ‘흥미’를 끌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현장 영상을 간단하게 편집해본 영상. 기사 첨부용으로는 가능하나 그 자체만으로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미진)

더 이상은 ‘현장 생중계’에만 머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편집적인 요소가 절실해졌다는 뜻입니다. 달리 말하면 영상저널리스트의 분야로도 한 단계 더 나아가야할 필요성을 느꼈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준비한 게 ‘5분 다큐’ 혹은 ‘3분 리포트’였습니다. 단순 중계가 아닌 편집 요소를 가미한 ‘콘텐츠’를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IT나 방송 분야에 있는 주요 이슈를 방송 뉴스 리포트나 혹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풀어가자고 계획을 세웠습니다. 모바일 환경에 맞게 짧은 영상으로 제작하고 기사에 첨부하기로 했습니다. 텍스트 기사를 보는 독자들이 보다 알기 쉽게 상황을 이해하도록 돕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지난주 세웠고 계획했습니다. 주제는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 업계는 왜 싸울까’였습니다. 지상파와 케이블간 갈등은 10여년 된 묵은 이슈이면서 이달 주요 현안이기도 합니다.

새해 들어 지상파 방송사들이 자사 신규 VOD 공급을 중단했습니다. VOD 공급 협상이 타결되지 않자 지상파 방송사가 사실상 실력행사에 나선 것입니다. 케이블 업계는 지상파 방송사의 방송 광고 송출 중단을 선언하기에 이릅니다. 현재 양측은 정부의 중재 아래 협상중에 있습니다.



저는 이들이 과연 왜 갈등을 겪을 수 밖에 없는지 산업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기로 했습니다. 콘텐츠 구성은 방송 프로그램 혹은 리포트를 따라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나레이션’ 형식으로 하려고 했습니다. 장면 구성과 함께 나레이션 멘트까지 미리 정했습니다. 다만 방송 리포트를 해 본 경험이나 TV 콘텐츠물을 만들어본 경험이 없어 이데일리 내 etv팀이나 이데일리TV 쪽에 자문을 구하기로 했습니다.

같이 제작에 나선 이준우 이데일리 etv PD와 논의한 끝에 자막으로만 넣기로 했습니다. 제작자의 지나친 개입을 자제하자는 의견이었습니다. 더욱이 나레이션이 들어간 ‘VJ 특공대’ 같은 콘텐츠는 더 많은 영상이 있어야 합니다. 영상 길이가 길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후 직접 인터뷰이들을 섭외하고 이들의 의견을 들어 영상에 담았습니다. 세련된 편집은 이데일리 내 etv의 도움을 받기로 했습니다. 구성과 섭외는 제가 하고 편집은 etv가 한 것이지요. 다음 영상이 이번 프로젝트의 결과물입니다.

(etv 측의 기술 지원을 받아 제작한 영상. 나름 높아진 수준)

‘만인(萬人)’의 ‘만인’에 대한 ‘만인의’ 방송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새삼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콘텐츠와 기본적인 편집 기술만 갖춰지면 누구나 방송 콘텐츠나 리포트를 만들 수 있는 시대입니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영화를 만드는 시대에 유튜브라는 범용화된 플랫폼까지 있습니다. 이를 통해 나만의 채널에 나만의 방송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스마트폰으로 만든 영상을 올리는 ‘얼꽝기자’ 유튜브 채널 캡처(https://www.youtube.com/channel/UCByeYjCj4pKJ3RMs1wqVFHA)
미래 방송 환경은 어떨까요. 모바일에 쓰이는 3~5분 정도 되는 영상을 제작한다면 굳이 값비싼 영상 촬영 장비가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콘텐츠에 대한 구성, 섭외력, 기본적인 촬영 지식만 있으면 충분히 통할 것으로 보입니다. 누구나 방송 뉴스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가 된것입니다. 방송 뉴스가 방송국만의 전유물이 더이상은 아니라는 얘기죠.

확실히 방송 시장은 변화하고 있습니다. 산업적은 측면 뿐만 아니라 콘텐츠 제작과 유통 환경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 변화 속에 기자들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