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삼성 vs LG유플-화웨이, 3밴드 LTE-A '기싸움'..소비자는 혼란
by김현아 기자
2014.01.20 11:09:24
앞다퉈 최대 300Mbps 속도라고 자랑..실제 속도는 달라
세계 최초 시연 성공 앞다퉈 보도자료
2월 MWC에서 시연..갤럭시S5 구매 기다려야?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동통신 3사가 롱텀에볼루션(LTE) 시장의 주도권 확보를 기 싸움을 벌이고 하다. 모두 ‘세계 최초’로 3개 주파수를 묶어 현재보다 4배 빠른 LTE-A 시연에 성공했다는 주장인데, 상용망이 아니어서 혼란만 주고 있다.
20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세계 최초로 3개의 LTE 주파수 대역을 하나로 묶어 LTE보다 4배 빠른 속도를 제공하는 ‘3밴드(Band) CA(Carrier Aggregation)’ 시연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SK텔레콤(017670)은 삼성전자와 LG유플러스(032640)는 중국 장비업체 화웨이와 지난주 각각 연구소에서 성공했다고 밝혔다. 앞서 KT(030200)도 지난 14일 비슷한 자료를 내고, 기술개발을 완료했다고 했다.
3개 주파수를 묶은 ‘3밴드 CA’는 전 세계적으로 아직 시연에 성공한 사례가 없었다. 홍콩 CSL과 영국 EE가 20MHz폭의 광대역을 2개 묶어 최대 300Mbps 속도를 제공하는 ‘2밴드 광대역 CA(20M+20M)’를 선보인 정도였다.
세계 최고의 속도경쟁이 벌어지는 우리나라에서 국내 통신사가 최고속도 300Mbps를 내는 3밴드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면 상당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너도나도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붙이는 바람에 의미가 반감되고 있다.
| SK텔레콤과 장비 제조사 직원들이 연구실에서 300Mbps급 속도가 나오는 ‘3band LTE-A’를 시연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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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연구실에서 시연에 성공한 사실을 검증하긴 어렵다. 상용망 서비스라면 사전 호환성 및 망연동 시험 등 다양한 기술 검증이 선행돼야 하고 전파관리소 및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등 무선국허가 및 준공검사 신고를 마쳐야 하지만, 연구소 실험실은 다르다.
통신사 관계자는 “앞다퉈 자료를 내게 된 것은 LTE 속도경쟁에서 쳐지지 않으려는 통신사 이해와 장비업체들의 자존심도 한몫했다”고 고백했다.
SK텔레콤과 KT는 삼성전자 장비, LG유플러스는 화웨이 장비로 3밴드 LTE-A 시연에 성공했는데, 보도자료 경쟁에는 장비 업체 이해도 있다는 얘기다.
업계에 따르면 3밴드 LTE-A를 상용한다면 800MB 용량의 영화 한 편을 불과 22초면 내려 받을 수 있다. 같은 분량의 영화를 다운로드 받을으면 3G는 약 7분 24초, LTE는 약 1분 25초, LTE-A는 43초가 소요된다(각 서비스 별 최고속도 기준.)
그러나 이런 설명은 현실과는 너무 다르다. 미래부가 조사해 보니 이통사들이 최대 150Mbps라고 광고하던 LTE-A의 평균 속도는 47.2Mbps에 불과했다. 또 기존 단말기로도 2배 속도인 최대 100Mbps급이 가능하다던 광대역 LTE도 평균 속도가 56.6Mbps에 불과했다.
하지만 통신3 사는 모두 오는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14’에서 3밴드 LTE-A 기술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표준화가 진행 중인 기술을 먼저 선점하겠다는 의미다.
또한 SK텔레콤은 올해 말에, LG유플러스는 하반기에 3밴드 LTE-A를 상용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때까지는 칩셋 및 단말기 개발이 완료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소비자들로선 삼성전자가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 시리즈의 후속 모델인 갤럭시S5를 오는 3~4월경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이통사들이 제공하는 3밴드 LTE-A 기술을 누리려면 단말기 교체 시기를 늦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갤럭시S 역시 먼저 LTE가 나오고 몇 달 지나지 않아 LTE-A 지원 폰이 출시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