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강석을 나무처럼 다룬 조각

by노컷뉴스 기자
2009.11.05 12:15:00

박은선 조각 전시회, 선화랑 11월 27일까지


[노컷뉴스 제공] 박은선의 조각작품은 언뜻 보면 나무조각같다. 그의 작품은 하나같이 틈이 벌어져 있다. 마치 틈이 벌어진나무에 조각을 했거나, 조각을 해놓은 나무가 틈이 벌어진 듯한 형상이다. 그러나 나무같이 보이는 이 재질은 화강석과 대리석이다. 천연돌의 색깔이 나무빛깔을 내는 것이다. 그는 청동조각도 시도해 보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빛깔이 나오지 않아 청동소재 사용을 접었다. 박은선은 이태리에서 활동하는 작가다. 그가 한국 작가로서는 드물게 이태리에 정착한 것도 자신의 작품에 사용하는 돌 소재가 이태리 시골마을에 풍부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왜 작품에 틈을 두었을까? 속을 비어 있게 함으로써 조각이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조각에 숨통이 트이고 하고,조각에 숨결을 불어넣어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의 작품은 두가지 색상이 대비가 되어 반복되는 열을 이룬다. 박은선은 이 색상 대비에 대해 "저의 내면에 존재하는 이중성을 작품에 담아내고 싶었다"며 "그 이중성은 위선과 나쁜 면을 의미하며, 거짓이 없이 진실된 마음으로 작품에 표현했다"고 한다. 그는 "현대미술에서 작가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 하는데, 나는 궂이 찾지 않는다. 내 작업이 바로 나의 정체성이다"고 했다.


그의 조각 작품은 <무한 구축>, <무한 기둥>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구축은 '쌓는다'는 의미인데, 그의 작품은 돌 조각을 하나 하나 쌓아서 만든 것이다. 작가는 '무한구축''무한기둥'의 의미에 대해 "인간은 누구나 성공과 출세를 바라듯이, 나 또한 내 작업에 대한 욕심이 끝이 없다.이러한 제목은 나의 내면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그는 성공의 기본을 "내가 하고 싶은 작업을 계속 하는데 있다"고 했다.



박은선의 19년(1991-2009)의 작품세계는 어떤 변화를 거쳐왔을까? 그는 자신의 작품 세계에 대해 "예전에는 형태를 조각적으로 재미있게 표현하려고 했다면, 지금은 작품을 뭉툭하고 편안하게 표현했다"고 말한다.

제 21회 선미술상(조각부문) 수상작가인 박은선 조각전은 선화랑에서 11월 11일부터 열리며, 조각 25점이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