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회색코뿔소 다가와…비은행 리스크 전이될 우려”

by김정현 기자
2022.01.13 10:38:24

고승범 금융위원장, 13일 경제·금융 간담회
“손실흡수능력 관리 제도개선 추진할 것”
19일엔 소상공인 리스크 점검 간담회 예고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13일 “글로벌 긴축전환, 코로나19 금융지원조치 종료 등 예상되는 충격을 충분히 감안해 대손충당금 등 손실흡수능력을 훼손하지 않고 위기대응 여력을 차질없이 유지해야 한다”며 “금융회사별로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강조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왼쪽 다섯번째)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경제·금융 전문가들과의 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 위원장은 이날 오전 은행연합회에서 경제·금융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모두발언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우리 금융권의 손실흡수능력 제고 노력이 주요국에 비해 충분치 못하다는 평가가 있다. 금융당국도 손실흡수능력 관리가 적절한지 꼼꼼하고 세밀히 따져보고, 제도개선도 추진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예고했다.

아울러 비은행 금융기관의 위기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고 위원장은 “그간 이어진 저금리와 풍부한 시중 유동성은 비은행 금융기관이 단기자금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장기·저유동 자산으로 운용하고 레버리지를 통해 수익을 높이는 영업을 가능케 해왔다”면서 “하지만 앞으로 시중 유동성이 줄어들게 되면 이러한 미스매치와 레버리지 거래는 큰 리스크 요인이 되고, 단기자금시장에서 업권간 연계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러한 업권별 리스크가 금융시장 전반으로 빠르게 전이될 우려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금감원과 함께 비은행권의 위기대응 여력과 리스크 전이 가능성 등을 점검하고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고 위원장은 ”작년 11월까지만 해도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입장을 보이던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12월 들어 테이퍼링을 가속화하면서, 이제는 금리인상과 양적 긴축까지 논의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회색코뿔소’로 비유되던 잠재 위험들이 하나둘씩 현실화되고 있는, 그야말로 ‘멀리 있던 회색코뿔소’가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하는 상황“이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가계부채 관리를 안정적 정착과 △서민·취약층에는 관련 규제를 유연하게 적용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취약차주 충격 최소화 △취약차주 리스크가 금융시장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하는 지원방식 등 과제를 언급했다.

고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를 시작으로 각 분야 전문가들과 소통을 강화할 방침이다. 오는 19일에는 소상공인 리스크 점검 간담회를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