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SK 2대주주 쏘카와 겨룰 T맵모빌리티 출범한 이유는?

by김현아 기자
2020.10.16 09:58:12

SK(주)는 쏘카와 씽씽 2대주주
SK텔레콤, 외부 모빌리티 기업과도 제휴할 것
기술기업 T맵모빌리티와 택시호출법인 분리해 유연성 높여
T맵모빌리티 분사 직원은 250명 내외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SK텔레콤이 차량공유 업체 우버와 손잡고 모빌리티 플랫폼기업과 택시호출 서비스 합작법인을 만든다.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T맵모빌리티’는 SK텔레콤내 모빌리티 사업단(단장 이종호)을 분사하면서 우버로부터 5천만 달러(약 575억 원)를 투자받는 모델이고, ‘T맵모빌리티’ 자회사가 될 ‘T맵택시-우버택시 합작사’는 우버가 51% 지분을 가지면서 1천만 달러(약 1150억 원)를 투자한다.

T맵 모빌리티는 12월 29일이 분할기일이고, ‘T맵택시-우버택시 합작사’는 내년 상반기 출범이 목표다.



SK(주)는 쏘카의 지분 22.13%를 투자한 2대 주주인데, SK텔레콤은 왜 T맵모빌리티라는 회사를 만들려할까. 또, SK(주)는 공유킥보드 씽씽(피유엠피)의 2대 주주(지분율 10~15%선)인데 앞으로 T맵모빌리티와 사업 제휴가 이뤄질까.

업계에서는 SK(주)와 SK텔레콤이 차세대 성장 시장인 모빌리티 사업을 두고 경쟁하는 모양새라고 평하고, SK텔레콤은 T맵모빌리티는 택시호출 시장에 진입한 ‘T맵택시-우버택시 합작사’뿐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들을 연계해 제공하는 기술플랫폼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T맵모빌리티는 렌터카, 차량공유, 택시, 단거리 이동수단(전동킥보드, 자전거 등), 대리운전, 주차 등을 모두 묶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올인원 MaaS(Mobility as a service)’ 서비스를 구독형 모델로 출시할 예정인데 이 때 ‘T맵택시-우버택시 합작사’ 서비스뿐 아니라 카카오모빌리티, 쏘카 등과도 손잡을 수 있다는 의미다.

T맵모빌리티의 4대 핵심사업은 ▲국내 1위 ‘T맵’ 기반 주차, 광고, UBI(보험 연계 상품) 등 플랫폼 사업 ▲IVI(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차량 내 결제 등 완성차용 ‘T맵 오토’ ▲택시호출, 대리운전 등 ‘모빌리티 On-Demand’ ▲다양한 운송 수단을 구독형으로 할인 제공하는 ‘올인원 MaaS (Mobility as a service)’ 등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가 2대주주인) 쏘카뿐 아니라 SK네트웍스에서도 렌터카 사업을 한다”면서 “과거 대중교통환승제도가 승객 편익을 높인 것처럼 올인원 T맵모빌리티의 MaSS(모빌리티 구독할인제)는 카카오모빌리티 등 다른 서비스등과도 제휴해 사업의 유연성을 높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자사가 보유한 5G, AI, V2X(Vehicle to Everything), ADAS(운전자보조시스템), 양자기반 LiDar, 고화질 지도(HD맵), 5G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 등의 기술을 T맵모빌리티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자동차 제조사, 모빌리티 기업 등 다양한 기업들과 제휴를 열어두고 있다.

회사 측은 ▲SKT 5G, AI 및 T맵 기능을 활용해 최적의 하늘길을 설정해 주는 ‘플라잉카 내비게이션’ ▲높은 고도의 지형 지물을 고려한 3 차원 HD맵 ▲플라잉카를 위한 지능형 항공 교통관제 시스템 등이 도전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T맵모빌리티는 국내 운전자 75%가 쓰는 국민 내비 T맵의 강점을 기반으로 출발한다. 현재 SK텔레콤 모빌리티 사업단에서 근무하는 250여명의 직원이 대상이나, 개인의 의사를 반영해 이직 여부가 결정된다.

‘T맵택시+우버택시’ 합작사는 T맵 택시와 우버 택시의 서비스가 자산이다. T맵택시는 카카오택시보다는 못하지만, 등록기사 20만명, 월 이용자 75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또 완성차용 T맵 오토, T맵 대중교통, T맵 주차 등도 제공 중이다.

6년 전 ‘불법영업’ 판단을 받고 한국에서 철수했던 글로벌 최대 승차공유 업체 우버는 지난해부터 택시와 손잡고 ‘우버택시’로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SK텔레콤과 우버는 T맵모빌리티 자회사로 ‘T맵택시+우버택시’ 서비스 합작법인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여기에 우버가 1천만 달러(약 1150억 원)를 투자하는데 증손회사 지분 100%를 가져야 하는 규제때문에 우버가 51%, SK텔레콤이 49%의 지분을 갖기로 했다. 따라서 양사의 이사진 파견이 이뤄질 전망이다.

넬슨 차이(Nelson Chai) 우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한국은 우버가 가장 먼저 진출한 국가 중 하나로, SKT와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 시장 잠재력을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정호 SKT 사장은 “우버와 함께 고객들이 이동에서 발생하는 비용 · 시간을 행복한 삶을 누릴 시간으로 바꾸고, 어떤 이동 수단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모빌리티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플라잉카’로 서울-경기권을 30분 내 이동하는 시대를 앞당기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