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제재심 첫날 결론 못 내…22일 다시 열릴 듯

by이승현 기자
2020.01.17 09:14:09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참석
내부통제 부실 경영진 제재 여부가 쟁점

대규모 원금손실이 발생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해 은행과 경영진의 징계 수위를 결정하는 금융감독원의 제재심의위원회가 16일 열렸다. DLF 판매 은행인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차례로 심의 대상에 올랐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대규모 소비자 피해를 낸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이 16일 처음 열렸지만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금감원은 제재심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서울 여의도 본원 11층에서 전날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을 대상으로 한 제재심은 약 11시간 동안 진행돼 오후 9시쯤 마무리 됐다. 이 자리에는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전 KEB하나은행장)과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직접 출석해 적극 소명에 나섰다.

먼저 시작한 KEB하나은행에 대한 제재심은 전날 오후 6시쯤에야 끝났다. 이 자리에는 함 부회장을 비롯해 20여명의 하나은행 측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후 휴식시간에 이어 우리은행에 대한 제제심이 진행됐다.



금융당국과 은행들은 은행의 내부통제 부실을 이유로 경영진을 제재할 수 있느냐를 두고 맞붙었다.

금감원은 지난달 손 회장과 함 부회장에게 중징계인 ‘문책 경고’를 사전 통보했다. 금감원은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이 ‘금융회사는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시행령에서는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내부통제가 부실하다는 이유로 경영진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은행들은 경영진 제재를 위한 명확한 법적 근거가 약하다는 주장을 편다. ‘실효성이 있어야 한다’는 기준은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들어 있는 내용이 아니라 별도의 시행령에 들어 있는 문구다. 또 최고경영자가 DLF 상품 판매와 관련한 의사결정 과정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소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금감원은 제재심 첫날 징계수위에 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오는 30일 추가로 제재심을 열기로 계획했다. 그러나 제재심 진행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그 전인 22일 제재심을 열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