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 아빠' 국가보조금 부정수급 재발 막는다.. 정부, 3중 점검체계 구축

by이진철 기자
2018.01.11 10:05:47

기부금품 모집정보 등 공적자료 시스템 연계
기관간 정보공유 유기적 단속.. 주민 신고포상금 도입
보건복지, 농림수산, 고용노동, 교육환경 분야 불시 점검

국가보조금 3중 점검·감시체계 구축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어금니 아빠’ 이영학은 13년 동안 12억원이 넘는 기부금을 모금해 10억여원을 고급 승용차 구입, 유흥비 등의 용도로 사용하면서도 기초수급 자격을 유지해 국가보조금을 받았다. 이는 국가보조금 수급자 관리 체계의 허점이 드러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정부가 ‘어금니 아빠’ 사건을 계기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검증을 위해 자동차보험, 금융거래 내역, 기부금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통합관리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보조금 부정수급을 근절하기 위한 종합 대책을 마련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24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하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보조금 부정수급 근절방안’을 논의·확정했다.

국고보조금은 예산·기금을 활용해 공공·경제단체 또는 개인하게 교부하는 재원을 말한다. 올해 국고보조금 예산은 총 66조9000억원 규모로 자치단체보조 50조2000억원, 민간보조 16조8000억원로 구성된다. 분야별로는 사회복지 보조금이 37조8000억원(56.5%)로 가장 크고, 농림수산 8조4000억원(12.6%), 환경 4조5000억원(6.7%), 사회간접자본(SOC) 4조4000억원(6.6%) 등의 순이다.

국민권익위원회의 복지·보조금 부정신고센터 신고·조치 현황을 보면 △2013년 75건 △2014년 293건 △2015년 355건 △2016년 286건 △2017년 284건으로 보조금 부정수급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보조사업 선정-집행-사후관리의 3중 점검·감시 체계를 구축해 단계별 부정수급에 대한 ‘보조금 통합관리시스템’ 검증을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재산 정보, 기부금 모집·사용 정보 등 추가적인 공적자료의 ‘e나라도움’ 연계를 통해 또다른 ‘어금니 아빠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고액입금 등 특이거래 내역, 기부금 모집승인 정보 등을 통해 숨겨진 자산을 적발할 계획이다.



보조금 컨트롤타워인 ‘보조금관리위원회’의 부정수급 관리기능 내실화를 위해 기획재정부 내에 ‘부정수급 관리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상시 모니터링에도 나선다. 특히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지자체 자체운영 보조금에 대한 관리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가칭 ‘지방보조금 관리법’을 제정해 중복·부정수급 예방을 위한 관련정보 수집·활용 근거와 보조사업자의 위법행위에 대한 환수·제재 근거 규정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역 네트워크를 활용한 주민참여 자율신고체계도 구축한다. 17개 시·도별로 국민감시단을 구성해 예산낭비와 보조금 부정수급을 적극 적발할 수 있도록 자율적 예방과 신고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신고자는 신분·비밀 보장 및 신변보호와 함께 최대 30억 원의 보상금 또는 최대 2억원의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보조금 부정수급이 빈발한 △보건·복지 △농림·수산 △고용·노동 △교육·환경 4대 분야에 대한 관계기관 합동·기획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지역·사업방식 등 유형별 점검대상 표본을 무작위 방식으로 선정해 집중점검을 실시하되, 광범위한 부정수급 확인시 전수조사를 통해 해당 보조금의 부정수급을 발본색원하겠다는 계획이다. 합동·기획점검 결과, 부정수급자는 5배 이내의 제재부가금 부과, 업무소홀 공무원 등에 대해서는 일벌백계 차원에서 강력하게 조치하고, 보조사업자는 향후 관련사업 수행을 배제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One Strike Out)도 도입한다.

김태주 국무조정실 재정금융기후정책관은 “각 부처의 보조금 부정수급 점검·관리 노력을 제고하기 위해 보조금관리위원회가 부처별 보조금 관리실적을 분석해 매년 초 국무회의에 보고하도록 할 것”이라며 “부처와 지자체의 점검·관리 실적을 정부업무평가, 보조사업 연장평가, 지자체 합동평가 등에 반영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