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고용까지 냉기..실물경기 침체 본격화되나

by권소현 기자
2011.10.12 12:30:13

9월 취업자수 증가폭 1년 최저..수출둔화에 생산·투자도 주춤
내년 성장전망 2%까지 나와

마켓in | 이 기사는 10월 12일 12시 00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유럽과 미국의 재정위기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로 우리나라 실물경기도 타격을 받는 모습이다.

우리 경제 버팀목이었던 수출은 속도를 줄이고 있고, 온기가 도는 듯 했던 고용시장도 다시 얼어붙었다. 올들어 개선세를 유지했던 생산과 투자도 주춤한 상황이다. 대외 불확실성이 단시간에 해소될 사안이 아닌 만큼 앞으로 우리 경제는 내리막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높아지고 있다. 내년 경제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9월 취업자수는 26만4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11개월 연속 30만~40만대를 기록하다 20만명대로 떨어진 것이다. 지난 8월 취업자수가 49만명 증가, 1년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낙관론이 짙어졌지만 이를 정점으로 하향길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추석 연휴 때문이라며 10월 고용이 다시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다는 분석이 높다. 고용이 후행지표라는 점을 감안할때 최근 대내외 여건상 다시 호조를 나타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각종 실물지표도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먼저 우리 경제를 견인해왔던 수출이 꺾였다. 9월 수출은 19.6% 증가하는데 그쳐 전월 25.9%에 비해 낮아졌다. 주력 수출품목인 IT 부문 업황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의 경기침체로 수요도 줄고 있다.



생산도 주춤한 모습이다. 8월 광공업생산은 자동차와 화학제품 부진으로 전월비 1.9% 감소했고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80.5%로 전월비 1.6%포인트 하락했다. 투자 역시 마찬가지다. 설비투자는 7월과 8월 두달 연속 전년비 감소세를 이어갔다. 불확실성이 확대된 만큼 기업들이 현금확보에 주력하고 섣불리 투자에 나서지 않는 것이다.

내수는 괜찮지만 수출의 빈자리를 메꿔주기에는 역부족인데다 집값 하락과 최근 증시 하락 등으로 `역 부의 효과`가 우려된다는 점에서 내수자체도 호조를 이어갈지 의문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수출이 꺾이는 모습인데 미국과 유럽 영향이 9월부터 본격화됐다고 보면 4분기 수출은 더욱 둔화될 것"이라며 "그나마 내수는 대외 리스크에 덜 민감하다 해도 시간이 지나면서 경기악화가 지수로 드러난다면 같이 둔화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출과 생산과 투자, 고용까지 꺾이는 모습을 보이면서 우리 경제에 대한 기대치도 낮아지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IB)들과 민간연구소들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하향조정에 나섰다.

UBS는 당초 우리나라 내년 성장률을 4%로 전망했지만 최근 2.8%로 대폭 하향조정했다. 4% 넘을 것으로 전망했던 BNP파리바와 바클레이즈도 3.4%, 3.5%로 낮췄다.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원도 내년 성장률을 3.6%로 하향조정했고 스탠다드차타드도 4%로 낮췄다.

정부와 한은은 각각 4.5%, 4.6%로 민간보다 높게 전망하고 있지만 달성 불가능하다는 점을 이미 인정했다. 지난 6일 국정감사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시간이 갈수록 하방위험이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12월이나 돼야 정확하게 내년 전망치를 낼 수 있겠지만 현재 예상치인 4.5%보다 하방위험이 높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역시 "내년 경제성장률이 4%대 초반일 것"으로 전망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앞으로 우리 경제는 성장둔화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며 "유럽 재정위기 전개방향이 성장 둔화폭을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