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이부진 `젊은삼성` 양대축..3세 경영 막올랐다
by이승형 기자
2010.12.03 12:14:23
(종합)이부진 전무, 예상외 파격인사..경영참여 보폭 주목
젊은 사장 대거 발탁..사장단 평균 연령 55.8세
미래전략실, 정예 멤버들로 구성.."미래 먹거리 찾는다"
[이데일리 이승형 기자] 삼성이 3일 '후계 경영'을 본격화하고 '젊은 삼성'으로 거듭나기 위한 2011년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인사의 특징은 이재용, 이부진 등 3세 경영인의 약진과 40·50대 사장들의 대거 발탁으로 요약된다. 한 마디로 '세대 교체'를 위한 쇄신 인사다.
특히 재계에서는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를 사장으로 2단계 승진시킨 것을 두고 "예상 외의 파격 인사"라는 반응이다. 더욱이 이 전무가 호텔신라, 삼성에버랜드에 이어 삼성물산 경영에도 공식적으로 참여하게 되면서 '경영 보폭'을 더욱 늘려가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의 이번 인사는 3세 경영 구도를 더욱 공고히 하는 한편 미래 변화를 주도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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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 회장이 예고했던대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은 COO(최고업무책임자) 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부사장으로 승진한 지 1년만에 또다시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한 것이다.
이 사장 내정자는 삼성전자 사업 전반에 대한 책임자 역할을 맡게 된다. 그동안 해왔던 역할과 동일하지만 이 회장이 밝혔던대로 "(활동의) 폭은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승진과 함께 동일한 업무를 부여한 것은 "권한을 더 주되, 책임도 더 묻겠다"는 이 회장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용 신임 사장(맨 왼쪽)과 홍라희 여사(가운데), 이부진 신임 사장(맨 오른쪽) (사진=한대욱기자) |
호텔신라와 삼성에버랜드 전무를 겸해왔던 이부진 전무는 두 계열사에서 모두 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삼성물산 상사부문의 고문까지 겸하게 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고문에는 이학수 전 전략기획실장이 최근 보직 인사된 바 있다.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은 이부진 전무의 승진 배경에 대해 "호텔신라에서 면세점 사업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호텔신라 면세점 사업과 삼성물산 상사부문 글로벌 유통의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 내정자의 파격 승진에 대해 삼성 안팎에서는 성공적인 경영 활동이 밑받침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장 내정자는 호텔신라를 매출 기준으로 세계 7위 면세사업자로 성장시키는 등 글로벌 호텔로 탈바꿈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재계 관계자는 "이 전무가 최근 인천 면세점 내에 루이비통 입점을 성공시키는 등 호텔신라에서의 경영활동을 성공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2단계 승진이 가능했던 것 같다"며 "이건희 회장의 신임이 그만큼 두텁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이서현 제일기획 및 제일모직 전무의 승진 여부는 다음주로 예정된 계열사 임원인사에서 발표될 예정이지만 현재로서는 승진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로써 이재용 사장 내정자가 그룹의 주력인 전자 계열사를 담당하고, 이부진 내정자는 유통, 리조트,상사 부문을, 이서현 전무는 광고, 패션 등을 이끄는 그룹 경영 분할 구도가 더욱 공고히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이번 인사에서 신임 사장 승진 내정자 9명 가운데 5명을 부사장 1년차 미만에서 발탁해 더 젊어진 사장단 진용을 갖췄다.
특히 김재권 삼성전자 부사장은 임원으로 승진한 지 9년만에 사장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재용, 이부진 내정자를 비롯해 이번에 소속사 사장으로 발탁된 고순동 삼성SDS 부사장과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부사장도 부사장이 된 지 채 1년도 안된 신참들이다.
이로써 신임 사장들의 평균 연령은 지난해 53.7세에서 51.3세로, 삼성 사장단 전체 평균 연령은 57.9세에서 55.8세로 낮아졌다.
삼성은 "이번 인사는 21세기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 그룹의 비전을 이끌 젊고 혁신적인 인사를 중용하는 한편, 신성장 동력을 구축한 부사장들을 대거 발탁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새로운 컨트롤타워의 명칭을 '미래전략실'로 선택했다. 이 회장이 "21세기 10년은 변화로 인해 더욱 빨라지고 있다"며 "우리도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잇따라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삼성은 미래전략실을 과거의 컨트롤타워였던 전략기획실과 같은 역할에서 벗어나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한 조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과거 전략기획실보다 규모를 줄이되, 더욱 정예화된 구성원들로 만들었다.
김순택 부회장이 총지휘하게 될 미래전략실 산하에는 6개팀을 뒀다. 경영지원팀(전용배 전무), 전략1팀(이상훈 사장), 전략2팀(김명수 전무), 커뮤니케이션팀(장충기 사장),인사지원팀(정유성 부사장),경영진단팀(이영호 전무) 등이다.
삼성은 또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을 사장단협의회 산하로 이관해 그룹 차원에서 신사업 추진을 가속화하도록 했다. 또 사장단협의회 산하에 운영중인 법무실은 법무 외에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를 보강해 준법경영실로 이름을 바꿔 운영된다.
삼성 관계자는 "미래전략실은 말 그대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지원 조직으로 만들 계획"이라며 "신수종 사업과 관련된 계열사들이 사업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컨트롤 타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