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오피스텔도 가격 `뚝뚝`..급매물 증가

by박성호 기자
2008.12.23 13:48:17

수익률은 상승..추가하락 부담으로 매수세 없어
증가하는 급매물, 경매 오피스텔 통한 매입 추천

[이데일리 박성호기자] 사례1. 강남역 인근의 한 오피스텔을 소유하고 있는 A 씨. 한 달 전 중개업소에 52㎡형 오피스텔을 내놨지만 아직도 매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A씨는 평균 매매가보다 2000만원 가량 낮은 가격에 급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사례2. 마포구 주거형 오피스텔을 보유하고 있는 B씨는 최근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오피스텔 4채를 시세보다 1500만원 낮은 값에 한꺼번에 내놨다. B씨는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오피스텔 가격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미리 움직였다.

부동산 불황기 틈새시장으로 인기가 높았던 오피스텔의 인기도 식어가고 있다. 매매가는 물론 월임대료도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23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역삼동 `LG에클라트` 52㎡의 매매가는 1억6000만~1억7000만원선.  1억8000만~1억8500만원 정도였던 지난 10월에 비해 2000만원 가량 떨어진 셈이다. 월임대료도 하락 중이다. 최근 75만~80만원선으로 두 달전에 비해 10만원 가량 떨어졌다.

12월 들어 급매물이 하나 둘씩 늘면서 가격 하락세를 부추기고 있다. 강남구 역삼동 열린공인관계자는 "세입자나 매수자나 가을에 비해 상당히 줄었다"며 "급매물도 조금씩 늘고 있고 기존 가격을 고집하던 집주인들도 추가적으로 가격 인하를 요구하면 대부분 들어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마포구 동교동 `파라다이스텔` 59㎡의 매매가는 1억2500만~1억3000만원 정도다. 이 오피스텔 역시 10월께 1억3500만원까지 올랐지만 최근 1000만원 가량 하락했다. 월임대료 역시 65만~70만원 정도로 10만원 정도 빠졌다.

종로구 내수동 `경희궁의아침` 52㎡는 1억6000만~1억7000만원선으로 10월 대비 500만원 가량 떨어졌다. 월임대료는 75만~80만원선으로 변동이 없다.





매매가 하락폭이 커지면서 현재 오피스텔을 구입해 임대를 놓을 경우 수익률은 전보다 개선됐다. 두 달전 5% 안팎이던 임대수익률은 최근 6~7%까지 상승한 것.
 
하지만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은 높지 않다. 경기 침체 국면이 계속되면서 임대료가 추가 하락해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역삼동 두산위브센트리움 56㎡의 경우 최근 나온 급매물의 가격은 1억6500만원이지만 이 오피스텔의 최초 분양가는 1억5600만원이었다. 분양가와 매매가의 차이가 900만원에 불과한 상황이다. 

세입자들의 경우에는 높은 임대료 부담으로 강남, 구도심, 마포 등 중심상업지구에서 벗어난 지역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실제 강남권과 다소 떨어져 있고 원룸 등 1인가구가 많은 서초구 방배동, 동작구 사당동의 경우 강남 등지에서 올 가을 이후 이사를 원하는 세입자들의 문의가 조금씩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가 계속될 경우 오피스텔 역시 매매가 및 임대료 추가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강남, 마포, 종로 등 구도심권의 오피스텔은 주거용 뿐만아니라 업무용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어 경기침체가 지속되면 이들 업무용 수요가 상당부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강남역 인근의 네이버공인 관계자는 "지금이 바닥이라고 생각하지만 경기가 계속 안좋아지면 추가 하락도 배제할 수 없다"며 "현재로서는 시간을 두고 관망한 후 결정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금리가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까지 오피스텔의 임대수익률은 뛰어난 편"이라며 "당분간 매매가가 떨어지고 월세도 하락하겠지만 내년에 경기 회복과 맞물린다면 저금리 상황에서 반등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대세 하락기인 지금 오피스텔 투자를 고민하는 사람은 일반 매물보다는 급매물이나 경매를 통해 물건을 확보하는 편이 좋다. 오피스텔 역시 최근 급매물이 조금씩 나오고 있고 경매 물건도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경매의 경우 여전히 낙찰가율이 90%를 상회하고 있어 다소 부담이 되긴 하지만 유찰된 물건 등을 노려서 최대한 매입 비용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금리가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대출을 통한 투자는 여전히 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