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소송 휘말린 금융권..`속병날 지경`
by백종훈 기자
2007.02.09 12:21:00
은행·카드·보험사, 큰 집단소송 직면
"소송자체보다 이미지 하락이 더 걱정"
[이데일리 백종훈기자] 은행과 카드사, 보험사 등 금융권이 연이은 대규모 소송으로 고민에 빠져있다. 특히 개개인 단위 소송보다 집단적인 소비자 소송이 줄을 잇고있어 금융기관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금융기관들은 `소송전쟁`으로 단순히 법적 부담을 넘어 공들여 쌓아놓은 이미지까지 추락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국민은행(060000)은 개인정보 유출소송과 로또 수수료분쟁 소송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9일 법원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인터넷복권 통장에 가입한 고객 3만여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해 고객 1026명에게 1인당 10만원씩 1억여원을 보상해야할 처지다.
이번에 소송에 참가하지 않은 다른 피해자 3백여명도 인터넷을 통해 소송준비를 하고있어 파문은 쉽게 가라않기 힘들 전망이다.
또 코리아로터리서비스(KLS)는 국민은행이 최근까지 로또 복권 운영수수료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있다며 4400억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KLS는 "2002년 6월 국민은행과 계약을 맺고 로또시스템 운영의 대가로 9.5%의 고정수수료를 받아왔는데 2004년 4월부터 갑자기 3.1%의 수수료만 지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KLS는 지난 2004년 4월부터 5월까지 1개월분에 대해 비록 일부기간이지만 이미 승소한 상태다.
국민은행은 1심 판결이어서 확정된 건은 아니며, 복권 수수료분쟁의 경우 패소하더라도 정부가 재원을 낼 것이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1등 은행으로서의 대외이미지에는 꽤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1위 LG카드(032710)도 항공마일리지 소송으로 골치를 앓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2월 장진영 변호사(현 법무법인 서린)가 LG트래블카드 마일리지 축소가 부당하다고 낸 소송에서 장 변호사의 손을 들어줬다.
LG카드는 회원들에게 카드결제액 1000원당 2마일의 마일리지를 적립해주다 지난해 3월 1500원당 2마일로 혜택을 축소한 바 있다.
법원이 `항공마일리지는 단순한 부가서비스가 아니라 계약(약관)의 중요부분`이라고 밝힘에 따라 후속 소송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장 변호사측은 오는 14일까지 300명이상의 LG트래블카드 회원들을 모아 집단소송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와 똑같이 마일리지 혜택을 축소할 예정이었던 씨티카드도 소송가능성에 직면해 혜택축소를 5월로 연기한 상태다.
또 LG그룹 주식관리인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 LG카드 주식을 팔아 손실을 피한 것에 대해서도 중형이 선고됐다. 9일 서울중앙지법은 LG카드 대주주 미공개 정보이용 주식거래 혐의를 인정, LG화학 상무 이모씨에 대해 징역 3년 선고를 내렸다.
고객 소송이 잦은 보험사도 굵직한 소송을 앞두고 있다.
가장 큰 논란은 생명보험사 상장 차익배분 문제다. 최근 생보사 상장 자문위원회가 내린 결론이 보험계약자들과의 법적 분쟁으로 발전할 전망이기 때문.
상장 자문위는 지난달 `보험계약자에게 추가 배당 등을 할 필요는 없다`는 보고서를 금융감독위원장에게 제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보험계약자들은 문종욱 변호사(법무법인 진평)를 중심으로 미지급배당금 지급청구 소송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는 소송 자체보다도 그로인한 이미지 하락과 소비자 신뢰저하를 더 우려하고 있다.
A카드사 관계자는 "관련소송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하지만 혹 대외이미지가 떨어지지나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토로했다.
B은행 관계자도 "원만한 해결을 보려고 노력중"이라며 "금융기관은 신뢰를 먹고사는 조직이기 때문에 대응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관련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한 변호사는 "금융기관이 소비자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따질 건 따지고 고칠 건 고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