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7]“문제는 경제야, 바보야”vs“바보야, 더 큰 문제는 정치야”

by정다슬 기자
2016.03.27 18:35:42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27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드림경제콘서트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1980-2016 ㈜연합뉴스
[이데일리 정다슬 고준혁 유태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경제심판론’을 내세우며 본격적인 선거체제에 들어갔다. 더민주는 이번 총선을 경제선거로 규정짓고 정부와 여당의 경제실패로 ‘잃어버린 8년’을 심판한다고 내세우고 있다.

반면 국민의당은 ‘경제 위에 정치’를 내세웠다.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라는 선거문구를 내세운 더민주에 “더 큰 문제는 정치야, 바보야”(It’s the politics, stupid)라고 받아친 모양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민주는 이번 주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공식발족하고 본격적인 총선체제에 돌입한다. 선대위원장은 ‘경제민주화’의 상징하는 김종인 대표가 단독으로 맡는다. 여기에 비례대표 4번에 배정된 최운열 서강대 교수가 가칭 ‘경제상황실’를 진두지휘한다. 경제상황실은 서민 경제의 실태를 점검하고 의제를 발굴할 핵심 조직이다.

김 대표는 이날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더민주 경제살리기 광주전남 국회의원 후보자 연석회의’에 참석해 ‘경제살리기 선언문’을 낭독했다. 그는 “문제는 경제이기에 20대 총선은 경제선거”라고 규정하면서 “박근혜 정권이 저지른 경제정책의 실패를 국민이 심판해 독선적이고 오만한 정권의 독주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앞서 지난 25일에도 “이번 총선은 국민을 제대로 보살피지 못한 ‘배신의 경제’를 심판하는 선거”라는 말로 여당의 ‘배신의 정치’ 프레임을 정조준하기도 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경제보다 더 문제가 정치”라며 “반목과 대립으로 점철된 양당체계 가지고 과연 경제를 개선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격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전략홍보본부장은 “그동안 더민주가 엄청난 의석 수를 가지고 무엇을 했느냐”며 “양당체계를 내버려두면서 경제를 바꾸겠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일침했다.



더민주가 여당심판론을 내세우며 야권단일화를 촉구하는 목소리에도 국민의당은 “3당 체제 구축이 먼저”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날 정장선 더민주 총선기획단장은 “국민의당이 수도권에서 알박기를 하는 형태로 전략공천을 하고 있다”며 “최근 서울시 구로갑 이인영 후보 지역에 전남 고흥보성강진장흥 경선에서 낙천된 국민의당 후보가 전략공천됐고, 서울 중성동갑, 경기 안산상록갑, 경기 안양시만안구 등 총 4곳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본부장은 “새누리당을 저지하기 위한 후보 단일화보다 양당기득권을 깨고 한국 정치를 혁신하겠다는 국민의당의 취지가 더 우위에 있다”며 “야권단일화가 절실하다면 더민주가 결심할 일”이라고 일축했다.

1992년 미국 대통령선거 당시 빌 클린턴 선거참모였던 제임스 카빌이 만들었던 구호. 걸프전쟁을 통해 당시 현직 대통령 조지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이 90%까지 치솟자 클린턴캠프는 국면전환이 절실했다. 이 문구는 당시 연쇄적인 저축부대조합(S&L) 파산 사태로 미국내 경제가 침체한 것을 지적하며 대선이슈를 국제정치에서 국내경제로 전환시키는 데 성공, 민주당 집권에 일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