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상윤 기자
2015.10.18 15:29:54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사실상 내년도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벌써부터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 후임 수장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최 부총리는 지난 15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인가’라는 김영환 새정치연합 의원의 질문에 “경제는 저 말고도 잘하실 분들이 많이 있다”고 했다. 그는 “상황을 봐서…”라면서도 “야당 의원님들은 제가 물러나야 경제가 잘 된다고 하지 않느냐”며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기존에 “(장관 임면 문제는) 전적으로 대통령이 결정할 문제”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연 태도에서 한발 나아간 것으로, 사실상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힌 셈이다. 차기 경제 수장에 대한 하마평이 갑작스럽게 커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최 부총리가 여의도로 돌아가는 시점은 오는 12월 국회에서 내년 예산안이 통과된 이후로 예상된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에서 벗어나 내수가 회복되고 있는 현 상황도 최 부총리가 선거에 나갈 명분을 만들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청와대가 두 차례에 거쳐 장관 인사를 내릴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최 부총리는 노동개혁 및 예산안 통과 등 남은 과제를 끝난 이후로 점쳐진다”고 말했다.
현재 차기 부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과, 현정택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임종룡 금융위원장,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임기가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의 입김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차기 부총리 후보는 대통령의 의중을 집행하고 있는 청와대 인사가 맡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박 대통령 대선공약의 산파역을 한 경제학자 출신의 안 수석은 임기 말 ‘박근혜노믹스’를 이끌 적임자로 일찌감치 물망에 오르고 있다. 박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꿰뚫고 있는 데다, 최 부총리와 경제 전반에 대해 호흡을 맞춰왔던 만큼 현 정부의 굵직한 경제 정책을 이어나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 수석은 경제기획원, 재경원, 대통령 경제수석비서 등을 거친 전형적인 경제통이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대 개혁과제 중 노동개혁을 진두지휘하는 등 최 부총리가 추진했던 과제를 이어갈 적임자라는 관측이다. 기재부(옛 재정경제원)에서 공직생활을 했고, KDI원장을 지낸 점도 기재부를 이끌 만한 리더십도 갖췄다는 평가다.
현직 관료 출신으로는 임 금융위원장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기재부 출신인 임 위원장은 현 정부 출범 초기인 2013년 6월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발탁돼 눈길을 끌더니 올해 3월 금융수장 자리에 전격 임명됐다.
금융위원장에 오른 뒤에도 그는 4대 개혁 과제 중 하나로 내건 금융개혁을 앞장서 밀어붙이며 청와대의 마음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최 부총리가 ‘우간다 만큼도 못한 한국 금융’이라고 비판하면서 금융개혁의 성과가 없다는 질타가 이어지자 금융계에서는 부총리 발탁이 어려워진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이 외에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김대기 전 청와대 정책실장 겸 경제수석,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도 차기 부총리 하마평에 오르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