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안혜신 기자
2013.03.26 12:00:00
KDI 보고서
"남녀공학, 수능성적에 부정적 영향"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남녀공학이 수능점수에 부정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최근 우리 사회에는 ‘광풍’에 가까운 사교육 맹신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사교육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김희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6일 ‘학업성취도 분석은 초중등교육에 대해 무엇을 말해 주는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 같은 분석 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이 지난 2005년 전국 150개 중학교 1학년 6908명을 매년 추적조사한 한국교육종단연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남녀공학 재학은 국어, 영어, 수학 등 수능점수에서 뚜렷하게 부정적인 효과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성별로 볼 때는 여학생에게서 부정적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났다”면서 “남녀공학에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내신성적에서 유리하다는 일반적 인식과는 대조적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학교 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이 반드시 학업성취도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주장이다.김 연구위원은 “사교육 의존은 물론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낮추는 등 교육에 대한 투자 확대만으로 학업성취도를 올릴 수 없으며 따라서 교수방법의 혁신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지난 2010년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서울지역 학생 표본을 2011년까지 조사한 서울교육종단연구 1~2차 조사 자료를 사용해 학업성취도의 영향요인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일반계 고등학교에서는 혼자 학습시간이 전반적으로 성적과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낸데 비해 사교육시간은 고등학교 2학년 때만 성적 향상효과를 보였다. 고등학교 때 사교육의 시간당 효율은 혼자 공부의 절반에 불과했으며, 시간당 성적 향상 폭도 혼자 학습시간보다 적었다.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많을 때 학업성취도가 낮게 나타난 경우는 중학교 1학년 국어, 일반계 고등학교 1학년 수학, 특성화 고등학교 2학년 국어에 불과했다.
학생 1인당 교육비(학교회계결산 중 세출 총계를 전체 학생 수로 나눈 값)와 학업성취도 간의 긍정적인 상관관계도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는 나타났지만 고등학교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또 정규직 교원의 비율, 교원의 평균 경력, 석사 이상의 고학력 교원 비율 등 교사의 외형적 특성도 학업성취도와 일관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김 연구위원은 “학급 규모를 줄이고 투입비용을 늘리며 교원의 형식적 자격만 높인다고 학업성취도가 향상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