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크엔드]지금 함양에 가면..몸도 마음도 "심봤다"
by문정태 기자
2012.07.27 11:27:26
함양은 지금 산삼축제 중
게르마늄 풍부한 청정토양
1.6km 상림 화려한 연꽃 장관
심마니 체험..저렴하게 산삼구입
지리산 자락엔 정취와 역사가 가득
[이데일리 문정태 기자]대한민국이 밤낮으로 뜨겁다. 가만히 있어도 땀방울이 맺히고, 자고 일어나도 몸이 무겁기만 하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도 사람에 치일 생각을 하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산삼의 고장 함양으로 발길을 돌려 봄 직하다.
진시황이 불로초 산삼을 구하기 위해 서복을 보낸 곳, 삼국시대 최대의 산삼생산지로 신라와 백제의 경계지점으로서 산삼이 많이 생산된 곳이 바로 함양이다. 이곳은 지리산과 덕유산이 모여 백두대간을 이루고, 1000미터 이상 되는 산이 15곳이 되는 전형적인 청정지역이다.
함양은 전국에서 게르마늄이 가장 많이 분포돼 있어 산삼과 산나물, 산약초가 자랄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알려져 있다. 특히 게르마늄토양으로 산삼과 약초의 품질이 뛰어나 국내는 물론 외국인들도 함양산삼을 많이 찾고 있다.
함양은 예부터 산삼이 많이 자생해 전국의 심마니가 찾은 곳으로, 지금도 깊은 산 곳곳에는 심마니 움막과 산신제단 등이 남아 있다. 지금도 해마다 수천만 포기의 산삼을 식재, 재배하고 매년 7월에 산삼축제를 연다.
올해 축제는 이달 26일부터 30일까지 5일간 ‘천년의 신비! 세계인의 명약 산삼!’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유망 축제로 지정돼 더욱 알차게 꾸며졌다. 심마니들이 행했던 의례를 경험하고 함양산삼의 기운을 받을 수 있는 심마니 스토리텔링 체험과 산삼동굴 신비체험, 심마니 원시체험, 산삼주 담아가기 체험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또한 축제장소를 벗어나 산삼재배지에서 관람객들이 직접 산삼을 채취할 수 있도록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축제장에서 농가들이 직접 판매하기 때문에 함양산삼을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다.
함양은 ‘느림’의 미학이 살아 있는 곳이다. 오래된 고택에 머물러 있는 공기가 그렇고, 길 따라, 숲 따라, 계곡 따라 흐르는 시간도 한없이 느긋하고 여유롭다. 그 중에서도 산책을 하기 좋은 곳으로 산삼축제가 열리는 상림을 꼽을 수 있다. 아이들에게는 체험학습지로, 여행객들에게는 웰빙여행지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여행지기도 하다.
초여름의 신록, 한여름의 울창한 숲 그늘이 좋은 함양의 상림(윗숲)은 2006년 문화관광부가 제정한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서 누리쉼터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생산성이 낮은 농경지를 부가가치가 높은 관광자원으로 개발해 지역주민에게 쉼터를 제공한 것을 인정받았기 때문.
최치원 선생이 함양태수 시절 조성한 것으로 잘 알려진 상림은 40여 종의 낙엽관목 등 116종의 나무가 1.6km의 둑을 따라 조성돼 아이들의 자연학습 체험지로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해마다 7~8월이면 상림 인근에 있는 연꽃단지에는 화려하게 피어나는 연꽃으로 장관을 이룬다.
함양은 산삼축제와 상림숲 외에도 다양한 볼 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용추계곡, 칠선계곡, 화림동계곡 등 깊은 산 속에 자리한 청정자연경관을 둘러보자. 특히 화림동계곡은 선비문화탐방로를 따라 거연정, 군자정, 동호정 등 수 많은 정자를 볼 수 있어 여행과 역사체험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전통 양반마을인 개평마을과 지리 산둘레길 중 인기 코스인 창원마을도 꼭 들려봐야 할 함양의 여행지다. 창원마을 가는 길에 들려가는 오도재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든 명소다. 그 옛날 수많은 시인 묵객이나 수행자들이 삶의 지혜를 얻고자 이 고갯길을 넘었다고 한다.
조망공원도 빠뜨리면 섭섭하다. 지리산 하봉에서 중봉, 천왕봉을 거쳐 세석평원, 벽소령, 반야봉까지 지리산 능선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 바로 이곳.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은 말 그대로 장관이다.
대체로 경상도 음식에 대한 평은 좋지 못한 것이 사실. 하지만, 함양은 예외 중 하나다. 여느 식당에서건 1인당 1만5000~2만원 가량만 내면 전라도 한정식 못지않은 진수성찬을 맛볼 수 있다. 지리적으로 전라남북도와 가까워 인적인 교류가 많기 때문이라는 게 현지인들의 설명이다.
*글·사진 문정태 기자
*취재협조 함양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