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유환구 기자
2010.09.20 15:21:29
단독중계 후유증 컸다..증권가 "일단 긍정적"
3Q 실적 별로..종편도 부담.."주가엔 도움못돼"
[이데일리 유환구 기자] SBS(034120)가 월드컵과 올림픽의 단독중계권을 포기한다고 발표한 데 대해 증권가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단독중계가 수익에는 큰 도움이 안되면서 오히려 잡음만 양산하는 골칫덩어리임을 올해 확인했기 때문이다. 주주들에게는 부담을 덜어주는 뉴스로 해석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당장 주가를 부양할 이슈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3분기 실적 전망이 부정적인 데다 종합편성(종편) 채널 도입에 따른 경쟁 심화가 우려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방송협회는 20일 KBS와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오는 2012년 올림픽,2014년 월드컵 등 국민적 관심이 높은 스포츠경기를 공동 중계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SBS가 월드컵과 올림픽에 관한 이미 확보한 스포츠 단독중계권을 포기하고 KBS와 MBC와 함께 이른바 `코리아 풀`을 복원키로 결정한 것이다.
손윤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동계올림픽과 월드컵을 단독중계하면서 큰 수익을 내지 못하고 오히려 드라마 등 다른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크게 떨어진 것을 경험했다"며 "단독중계로 인해 올해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에 SBS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익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 광고시장은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단독중계를 하더라도 중계권과 제작원가를 커버하기가 쉽지 않다"며 "지상파 3사가 나눠서 공동 중계를 하는 것이 시너지 측면에서 훨씬 긍정적임을 깨달은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 연구원은 이어 "SBS 입장에서는 중계권 재판매를 통해 단독 중계로 인한 실적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고, 방송 3사도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긍정적인 합의"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모멘텀으로 작용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손윤경 연구원은 "길게보면 긍정적이지만 당장 3분기 실적과 광고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데다 종편과 관련해 경쟁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이 대두되고 있어 주가에는 큰 힘이 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림픽과 월드컵이 2년 후에 예정돼 있다는 점도 흥분을 가라앉히는 요소다. 공동 중계 합의가 실적으로까지 이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민영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단독 중계는 비용은 많이 드는 대신 수익은 별로 거두지 못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만스러운 선택이었다"며 "그런 점에서 공동 중계 합의는 긍정적이지만 스포츠 행사가 너무 많이 남아서 펀더멘털에는 영향을 줄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구체적인 협상 조건과 세칙에까지 합의하지는 못했다는 점도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