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기야디여차~” 노랫가락에 굵은 땀방울을 씻고
by편집부 기자
2010.03.23 12:34:00
무형문화재 제75호 기지시 줄다리기
500여 명 참여하는 기지시줄다리기 ‘큰줄 제작’
3월 24일 길이 200m, 지름 1m 암수줄 탄생
[이데일리 편집부] 서울에서 한시간 반이면 갈 수 있는 충남 당진군 송악읍 기지시리. 따뜻한 햇볕이 내리고 해풍이 살랑 부는 봄날, 이 작은 마을이 들썩이기 시작한다. 농사를 시작하기에는 아직 이른 3월이지만 한해 농사만큼 중요한 기지시 줄다리기 축제(4월 7일~10일) 준비가 벌써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3월 24일은 중요무형문화재 제75호 기지시 줄다리기 축제의 가장 중요한 사전행사인 ‘큰줄 제작’ 날이다. 짚단 3만속을 재료로 길이 100미터 새끼줄을 꼬아 차곡차곡 쌓아오기를 한 달여. 그동안 꼰 새끼줄을 이용해 마을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어울려 줄다리기 줄의 몸통 부분인 큰줄을 만든다.
| ▲ 큰줄 제작 체험에 나선 가족 관광객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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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시 줄다리기 줄은 암줄과 수줄을 합해 길이 약 200m, 지름 1m, 무게가 40톤이나 된다. 따라서 줄을 만드는 일은 ‘줄다리기’ 하루를 위한 가장 힘들고 긴 여정이다. 한 달간 줄을 꼬는 데에 참여하는 사람만 연인원 1,800여 명.
줄 제작은 재료의 준비부터 새끼줄 및 젖줄 꼬기, 큰줄 꼬기, 곁줄 꼬기, 암․수줄 머리 만들기, 곁줄 및 젖줄 달기, 줄 쌓기의 순으로 진행된다.
큰줄을 제작하려면 지름 4cm, 길이 100m 내외의 새끼줄 수백 가닥이 필요하다. 새끼줄 70가닥을 꼰 후에 다시 합쳐 꼬아 중간줄을 만들고 다시 그 중간줄 세 가닥을 하나로 꼬아야 가장 굵은 큰줄이 만들어진다. 큰줄 양옆으로 ‘곁줄’을 이어붙이고, 여기에 사람들이 잡아당길 수 있는 ‘젖줄’을 촘촘하게 매달아야 비로소 기지시줄이 완성되는 것이다.
| ▲ 거대한 기지시줄을 만드는 과정에는 조상들의 지혜와 과학기술이 숨어 있다. 줄을 줄틀에 걸어 여덟 방향에서 동시에 닿는 힘의 작용과 반작용을 이용해 큰줄을 꼬기 때문에 여타 줄다리기 줄보다 두 배 가까이 무겁고 튼튼한 줄이 탄생한다. 왼쪽부터 고 만들기, 큰줄 제작, 새끼줄 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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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거대한 기지시줄을 만드는 과정에는 조상들의 지혜와 과학기술이 숨어 있다. 줄을 ‘줄틀’에 걸어 여덟 방향에서 동시에 닿는 힘의 작용과 반작용을 이용해 큰줄을 꼬기 때문에 설령 크기가 같다고 해도 여타 줄다리기 줄보다 두 배 가까이 무겁고 튼튼한 줄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줄을 꼴 때 쓰는 줄틀은 참나무로 만들어져 있는데, 크게 고정틀과 이동틀, 사치미로 구성되어 있다. 중간줄 세 가닥을 고정틀과 이동틀의 굴레통에 묶고 각각의 굴레머리를 돌리는 동시에 꼬이는 속도에 맞춰 이동틀에서 고정틀 방향으로 사치미질을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총 210가닥의 새끼줄이 하나의 큰줄이 된다.
| ▲ (좌)기지초등학교 앞 ‘틀못이’에 보관되어 있는 줄틀을 꺼내는 모습, (우)줄틀을 이용한 큰줄 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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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무 줄틀의 보관에도 선조들의 지혜가 가득하다. 나무가 부식되거나 트는 것을 막는 한편 더욱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평소 ‘틀못이’라는 연못에 수장하여 보관하다가 몸줄 제작 1~2일 전에 꺼내 햇빛에 말려 쓴다.
큰줄 제작은 워낙 힘이 드는 작업이라 중간 중간 농악을 치면서 서로 기운을 북돋는다. 보존회 관계자와 주민들, 관광객이 하나 되어 구슬땀을 흘리며 웃음꽃을 피우는 큰줄 제작 현장은 그 자체로 흥겨운 축제의 서곡이 된다.
충남 당진군 송악읍 기지시리에서 해마다 개최되는 기지시줄다리기 축제는 500여 년의 전통을 자랑한다. 1973년에 지방문화재 제35호로 지정되었고 1976년 백제문화제 공연, 1981년 국풍 81 참가 등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으며 1982년 6월 중요무형문화재 제75호로 지정 고시되었다. 윤년이 드는 해마다 송악읍뿐만 아니라 당진군 주민들이 참여해 줄다리기 행사를 벌여오다가 2009년부터 해마다 축제를 개최하기로 결정하였다.
올해 기지시줄다리기 축제는 4월 7일(수)~10일(일) 열린다.
7일 당제․용왕제, 시장기원제를 지낸 뒤 4월 8일 개막식, 4월 10일 줄다리기 행사가 이어진다. 제8회 아시아줄다리기선수권대회, 농악경연대회, 투호대회, 씨름대회 등 다양한 경연대회가 축제 기간 동안 함께 열리며 국제줄다리기심포지엄(9일), 충남민속방문의해 선포식(10일) 등 뜻 깊은 행사들이 준비되어 있다.
이밖에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나들이객들을 위해 장승․솟대 제작, 국궁, 줄다리기 탁본, 도자기 제작 등 20여 종의 체험행사가 기다리며, 먹을거리 장터에 실치회, 간재미무침 등 4월 당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제철 음식이 풍성하게 차려진다.
전국에서 일출, 일몰, 월출 광경까지 한 장소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이 이 작은 마을을 찾아든다. 동해안의 일출이 장엄하다면 왜목마을 일출은 소박하면서 서정적이라는 평. 바닷가에서 보는 일출도 좋지만 79m의 석문산 정상에 오르면 주변 풍광까지 한눈에 조망하며 또 다른 느낌의 일출과 일몰을 지켜볼 수 있다.
위치 : 당진군 석문면 교로리
문의 : 교로 어촌계 (041)354-1128
동양 최초 군함테마파크. 해군 퇴역함정을 활용해 체험관과 역사관 등을 만들어 놓았다. 상륙함과 구축함 두 대로 나뉘어 있고 해군과 해병대의 역사․문화를 자세히 살필 수 있다. 함상카페에서는 차를 즐길 수 있고 전투식량 전문식당도 있다. 나무곤충만들기 체험장은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다.
위치 : 당진군 신평면 운정리 197-3 (삽교호 관광지 내)
문의 : (041)350-4211~2
이용시간 : 09:00~19:00(매표는 폐장 1시간 전까지)
충청남도 지정문화제 제146호 솔뫼성지는 김대건 신부의 증조부부터 김대건 신부에 이르기까지 4대의 순교자가 살던 곳이다. 김대건 신부는 1821년 이곳에서 태어나 26세의 나이로 순교하였고 1984년 5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한국 방문 때 성인 품위에 올랐다. 솔뫼성지 소나무 그늘 아래에는 김대건 신부 동상과 기념탑이 있고 김대건 신부와 솔뫼성지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념관이 들어서 있다.
위치 : 당진군 우강면 송산리 114
문의 : (041)362-5021 대전교구
조선3대 저수지 중 하나였던 합덕제를 기념하기 위하여 건립된 박물관이다. 지금은 거의 사라진 수리농경문화를 살펴 볼 수 있고 야외의 각 체험장에서는 굴렁쇠 굴리기, 가마타기, 지게지기, 디딜방아 찧기, 멍석 짜기, 맷돌 돌리기, 허수아비 제작 등 다양한 농경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위치 : 당진군 합덕읍 합덕리 327
문의 : (041)350-4921~2
이용시간 : 09:00 ~ 18:00
쉬는 날 :매주 월요일, 명절(설날, 추석) 당일, 공휴일 다음날
충청남도 기념물 제107호 필경사는 소설가 심훈(1901~1936)이 1934년 독립하면서 직접 설계하고 지은 집이다. 그는 1935년 이 집에서 <상록수>를 집필했다. 상록수는 이광수의 <흙>과 더불어 일제강점기에 농촌을 계몽하고 민족주의를 고취시켰다는 점에서 한국 농촌소설의 쌍벽을 이루는 작품이다.
건물은 남남동향에 정면 5칸 측면 2칸으로 구성되어 있고, 바로 앞에는 상록수문화관 건물이 들어서 있다. 문화관 뜰에 서면 아산만의 물결과 서해대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위치: 당진군 송악면 부곡리 251-12
서울에서 가는 경우, 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를 건너 당진 IC를 나와 좌회전, 오른쪽 고가로 올라서서 1~2분 달리면 나오는 첫째 마을이 기지시다. 기지시로 들어서서 고가 아래에서 좌회전하면 기지시 줄다리기 축제 행사장이다.
○서울 강남(센트럴시티)고속버스터미널 → 당진행
남부터미널 → 당진행(기지시 하차) 직행버스 1시간 소요
○인천 종합버스터미널 → 당진행(기지시 하차)
직행버스 1시간 소요
○대전 동부(서부)버스터미널 → 당진행(기지시 하차)
직행버스 1시간 소요
○천안 종합버스터미널 → 당진행(기지시 하차)
직행버스 1시간 소요
○당진 버스터미널 → 기지시
버스 10분 소요
기지시와 당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최고의 먹을거리
간재미의 뼈가 물렁하고 살이 담백해지는 때가 바로 4월. 홍어, 가오리와 닮은 외모에 맛이 뛰어나 무침이나 찜, 회, 매운탕, 튀김으로 다양하게 조리해 먹는다. 특히 간재미 무침은 매콤하면서 새콤달콤한 양념과 쫀득한 육질의 조화가 으뜸이다. 당진군 송산면 가곡리의 성구미 포구에서 고소한 간재미회를 맛볼 수 있다. 성구미 포구는 왜목마을과 함께 해양수산부가 선정한 아름다운 어촌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맘때 당진의 또 다른 명물은 실치(뱅어)회다. 그물에 걸리면 1시간 안에 죽어버리는 탓에 산지가 아니면 회로 맛보기 어렵다. 실치회는 그냥 먹기도 하고 오이와 배, 당근, 들깻잎 등 갖은 채소와 초고추장에 버무려 먹기도 한다. 왜목마을 일출의 배경이기도 한 당진군 석문면 장고항리의 장고항이 전국 최대의 실치 산지다.
진달래 꽃잎과 찹쌀로 담그는 면천 두견주는 중요무형문화재 제86-2호로 우리나라 4대 명주의 하나다. 정월 첫 해일(亥日)인 상해일에서 3월 진달래꽃이 만개할 때까지 술밑을 만들고 두 차례 담금한 다음 2~3주간 발효·숙성기간을 거치는 고급 약주로서 예로부터 ‘백약지장(百藥之長)’이라 불렸다. 고려의 개국공신 복지겸(卜智謙)이 이 두견주를 마시고 병을 고쳤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혈액순환과 피로회복,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렁이쌈밥, 깻묵된장, 우럭젓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