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작년 GDP 전년比 2.1% 감소…"예상보다 선방"

by장영은 기자
2023.02.21 10:12:42

''우크라 침공'' 러, 광범위한 서방 제재 받아
美 ‘반토막’ 경고까지 했지만 고유가 덕 본 듯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시작된 서방 진영의 광범위한 대러 제재에도 러시아 경제가 지난해 예상보다 덜 위축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AFP)


20일(현지시간)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러시아연방통계청은 이날 러시아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2.1% 감소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 경제부는 작년 경제 성장률이 -1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국제금융연구소(IIF)는 2022년 러시아 경제가 15%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고, 지난해 3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 경제가 “반토막날 것”이라고 말했다.

BBC는 러시아 당국의 통계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회복력에 놀랐다고 전했다. 고유가와 군비 생산 확대가 경제를 지탱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와 유럽이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금수조치와 가격 상한제 등에 나서긴 했지만, 지난해 대부분의 기간 동안 러시아는 국가 주 수입원인 에너지 수출을 계속할 수 있었다. 에너지 제재 조치를 결의하는 데는 시간이 걸렸고, 유럽 외에도 중국과 인도 등에 에너지를 판매했다.

특히 석유와 가스는 물론 식량과 비료를 포함한 다른 러시아 수출품의 국제 가격 상승은 러시아의 수입을 증가시키는데 도움이 됐다고 BBC는 덧붙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의 침공 이후 수백개의 서방 기업이 러시아에서 철수했지만 현지 기업들이 빠르게 공백을 메운 점도 국가 경제를 뒷받침하는 데 한몫을 했다는 평가다. 러시아연방통계청은 지난해 제조업과 소매업은 뒷걸음질쳤지만, 농업·건설·접객업은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러시아 중앙은행은 올해 1분기 물가 상승률은 3.6%, 경제 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 -2.4% 기록할 것으로 각각 전망했다. 연간으로는 물가 상승률은 5~7%, 경제 성장률은 -1~1%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