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둘로 나뉜 증시…양극화의 나쁜면 봐야"

by이광수 기자
2020.07.14 09:07:44

한화證 "美대선 앞두고 중소 상공업에 유리한 정책 나올것"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증시가 둘로 나뉜 가운데, 이제는 양극화의 나쁜 측면을 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비대면(언택트) 특성을 가진 대형 종목은 크게 올랐지만, 타격을 받은 중소 상공업의 부진이 지속되면 결국 양쪽 모두가 경제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4일 “주식시장 투자자는 평균적인 사람들에 비해 공포는 덜 느끼고 탐욕은 크게 느낀다”며 “바이러스 확산으로 나타난 변화중에서 주식투자에 유리한 것에 집중하고, 불리한 것은 버리는 방식으로 움직여왔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중소 상공업이 코로나로 위험해지고 있으니 소형종목들은 버리고, 비대면 특성을 가진 몇몇 대형종목에 집중했다”며 “그 결과 미국의 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과 비교한 나스닥 대형 100종목의 주가지수는 고점 수준에 다다랐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는 주식시장이 바이러스가 만든 경제의 양극단 중 좋은 쪽에만 집중했다면 이제 반대쪽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본다”며 “가장 타격을 크게 받은 은행들의 실적 발표가 이번주에 있고, 미국의 대통령선거가 가까워지고 있어 정치권이 중소 상공업에 유리하고 언택트 대형종목들에 불리한 정책들을 쏟아낼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사람들이 활동에 제약을 받더라도 흔히 말하는 언택트, 프리미엄 자동차 등 일부 기업에게는 좋은 소식”이라며 “하지만 경제의 근간을 형성하는 실업률과 중소 상공업에는 치명적인 타격이 되고, 일시적으로 두 영역은 서로 양극화된 길을 가겠지만 장기화되면 경제적 피해는 모두에게 돌아간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소 상공업이 큰 피해를 입게 되면 실업률이 추세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하는 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며 “한국은행 미국유럽경제팀은 원유와 석유제품, 전력, 수도, 숙박, 음식, 자동차, 소매, 항공, 기계장비 등 산업에서 미국 기업 5개 중 1개가 1년 이내에 현금이 바닥날 것이라고 추정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미국 은행들은 2008년과 비슷한 속도로 대손충당금을 쌓고 있고, 이 때문에 2분기 순이익이 72% 급감할 것이라고 주식시장은 예상하고 있다”며 “S&P500 지수와 비교해 대형 은행주의 주가는 2008년보다 더 나빠진 상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