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노동구조 변화"…임금증가율 둔화의 이면
by권소현 기자
2016.03.08 09:30:51
샌프란 연은 "임금증가율 둔화는 노동시장 부진 때문 아냐"
저임금 근로자 풀타임 진입·고임금 베이비붐세대 은퇴 영향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임금 증가율이 둔화한 것은 노동시장이 부진하기 때문이 아니라 특수 요인에 기인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때문에 임금 증가율만 보고 금리인상 시점을 저울질하면 안된다는 지적이다.
7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노동시장의 근로자 구성에 변화가 생기면서 임금 증가율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지난 2년 동안 노동시장 상황은 꾸준히 개선됐지만 평균 임금 증가율은 2.25%에 머물렀다. 이는 1983년부터 2015년까지 평균 증가율인 3.25%를 밑도는 수준이다.
임금은 금리정책에 있어서 핵심 요인이다. 임금이 올라가면 물가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노동시장은 완전고용 상태에 이르렀지만, 임금증가율이 둔화하면서 금리인상 걸림돌로 꼽혔다.
그러나 특수 요인 때문이라면 노동시장은 생각보다 강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임금이 크게 늘어날 때까지 금리인상 시점을 늦춘다면 실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샌프란시스코 연은은 이처럼 임금 증가율이 낮아진 것은 저임금 근로자들이 풀타임 근무자로 이동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의 임금이 기존 전형적인 풀타임 노동자에 비해 적은 만큼 이들의 진입이 전체 임금 평균을 깎아 먹었다는 것.
여기에 고액 연봉을 받다가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가 많아진 것도 임금 증가율을 낮추는데 한몫 했다. 이같은 ‘실버 쓰나미’는 앞으로 상당기간 임금 증가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샌프란시스코 연은은 “저임금 근로자들이 풀타임 근무로 편입되면서 노동시장은 호조를 보였다”며 “근로자 구성이 바뀐 부분을 조정해주면 임금은 이처럼 개선된 노동시장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해서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것이라고 확신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고용주가 임금수준을 낮게 유지하는 한 노동비용이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압력은 한동안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산성이 낮다면 기업들의 단위 노동비용이 올라갈 것이고 이는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