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인경 기자
2016.06.21 10:18:13
상반기 파트타임 임금 2.20%…정규직 웃돌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일본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인구 감소로 일손이 부족해지는 가운데 관광객들이 증가하자 유통업이나 소매업을 중심으로 비정규직 모셔오기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소매업이나 외식업체 등 2500개 노조가 가맹된 일본 UA전선은 6월 상반기까지 파트타임 조합원의 임금상승률이 2.20%(시급 기준 20.1엔·222원 증가)에 달했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기간 정규직의 임금 상승률은 2.02%로 집계됐다.
개별기업으로 봐도 파트타임의 임금 상승률이 더 높다. 닛토리홀딩스는 지난 봄 1만8000명의 파트타임 시급을 평균 28.7엔(320원) 인상했다. 상승폭은 3.07%에 달한다. 반면 일반 정규직원의 임금 상승폭은 2.57%에 그쳤다.
도쿄 인근의 슈퍼마켓 체인인 에코스 역시 올봄 파트타임의 임금을 2.25% 올렸다. 정규직(1.67%)의 임금상승률을 웃도는 수준이다. 에코스 측은 “신규 출점으로 임금을 높이지 않고는 인력을 확보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주로 하는 아르바이트에서도 시급이 오르고 있다. 채용정보업체인 리쿠르트 잡스가 집계한 지난 5월 3개 대도시 평균 시급은 984엔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보다 1.9% 오른 수치로 35개월 연속 플러스다.
일본은 빠른 노령화가 이뤄지고 있는 나라다. 가뜩이나 청년인구가 전보다 줄어드는데다 베이비 부머세대의 은퇴로 간호를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사람이 늘고 있다. 반면 2012년 말부터 시작된 엔저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며 유통업, 소매업에 필요한 노동력은 늘고 있다.
실제로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 4월의 유효 구인배율(구직자 1명에 대한 구인자 수를 나타내는 지표)은 전월 대비 0.04포인트 오른 1.34배로 24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파트타임 근로자만으로 집계하면 그보다 더 높은 1.69배에 달한다.
결국 각종 처우에서 정규직에 못 미치는 파트타이머를 구하기 위해서는 임금 면에서의 ‘매력’을 내세우워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파트타임의 수입 증가로 가계 수입이 늘어나면 가계 소득도 증가한다”며 “소비 심리가 저조해지는 상황을 저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