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韓경제 5대 관전포인트는 "5Rs"

by이진철 기자
2015.12.15 09:50:00

Risk of China(차이나 리스크) 정공법으로 돌파해야
Rivalry(한·중·일 수출전쟁) 경쟁력 회복 시급
Rate(미국금리) 점진적 인상 검토해야
Restructuring(기업구조조정) 원샷법 조속 통과
Reform(구조·규제개혁) 정치권 시각전환 필요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한국경제연구원이 내년 한국경제 5대 이슈로 △차이나 리스크(Risk of China) △한·중·일 수출전쟁(Rivalry) △금리(Rate) △기업구조조정(Restructuring) △구조·규제개혁(Reform)으로 제시했다. 차이나 리스크, 수출경쟁력 저하 등 경고음이 들려오는 가운데 금리정책, 기업구조조정, 구조개혁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중국팀장은 15일 한국경제연구원 주최로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16년 한국경제 5대 이슈-전망과 대응방향’ 세미나에서 중국의 글로벌 밸류체인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중국이 공장에 첨단을 덧붙인 ‘메이드 인 차이나’로 대변되는 ‘세계의 공장‘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메이드 바이 차이나(Made by China)’, ‘메이드 포 차이나(Made for China)’로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팀장은 특히 “지난 2012년에 무역규모에 이어 2014년에는 경제규모(PPP 기준)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선 데다가 수입대체화 속도 역시 빠르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전체 무역에서 차지하는 가공무역 비중은 2005년 48.6%에서 올해 31.0%로 크게 낮아졌다. 2008년 금융위기를 기회로 첨단기술 습득과 선진국 시장진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 대한 해외직접투자 비중이 2008년 7.7%에서 2014년 35.3%로 약 5배 가량 높아진 것이 단적인 예다.

이 팀장은 “중국 리스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중국 기업의 수익 악화가 가속화하고 있는가 하면 2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가 급증하는 것도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과잉 유동성이나 은행부실 등은 또 다른 리스크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상황은 중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큰 위협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위안화는 당분간 양방향 변동성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절하 압력이 다소 우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팀장은 차이나리스크에 대한 대응책에 대해 “비교우위 확보와 중국시장 진출이 해답”이라며 “우회하기보다는 정공법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제조·IT·금융 융합을 통한 경쟁력 제고 △중국시장 공략 마스터플랜 마련과 조직 구축 △중국 신성장 동력인 소비 및 낙후지역 개발 등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정부조달, 인프라, 전자상거래 등 소비자 금융 진출 확대 등을 제시했다.

오정근 한경연 초빙연구위원은 “중국은 그동안 고성장기에 추진해 온 저임금을 토대로 한 저소비와 고투자 고수출 전략이 더 이상은 지속하기 힘든 구조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공업부문 평균 가동율이 60% 수준까지 하락하고 주택부문은 2011년부터 재고가 쌓이기 시작해 이 재고를 해소하는데 최소한 4~5년을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재고문제가 심각해 기업부실과 금융부실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창배 한경연 연구위원은 중국의 위안화 절하는 우리나라 수출에 추가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한·중 무역이 보완관계에서 경합관계로 변화하고 있는데 위안화 절하는 중국의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중국 외 3국 시장에서의 한국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란 진단이다.



그는 “향후 추가 위안화 절하 가능성은 높은 편”이라며 경기회복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고 현재 중국이 위안화 환율방어에 투입할 수 있는 자금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김 연구위원은 “일본기업과의 경쟁에 있어서도 추가적인 엔저가 없더라도 한국 수출기업의 어려움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가격경쟁력 제고가 필요한 전기전자산업, 금속산업 등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수출단가 인하를 단행했는데, 이후에는 수출 단가를 유지한 채 이윤 확대를 추구했던 산업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가격 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1994년 미국 금리인상이 있은 후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4년 미국 금리인상 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다”며 “미국은 올해 12월 0.25% 금리인상 이후 내년 중 0.75%에서 1% 정도 인상할 것으로 전망돼 한국 경제는 달러 강세 예상에 따른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 자본유출이 우려되는 등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한국은행은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 때문에 금리인상이 불가피하겠지만 가계부채의 부실문제와 경기침체 심화 등 금리정책의 딜레마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내년 하반기부터는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고려하고 내수를 부양하기 어려운 지금 환율정책을 통해 위안화와 엔화의 평가절하만큼 원화를 절하해 수출을 늘리는 정책을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다만 “원화의 급격한 평가절하는 자본유출을 가속화시킬 수 있어 자본유출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환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본유출 대비책으로 △외국인 채권소득에 대한 세율 인하 △미국·일본과 스왑의 상시화를 통한 외환보유고 확충 등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김창배 한경연 연구위원은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자본유출 위험성은 한국이 다른 신흥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위원은 “기초체력이 취약한 일부 신흥국의 주식가격과 통화가치 하락은 불가피하지만 한국경제는 단기차입금 비중이 양호하고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외환보유액 여력이 있어 비교적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모든 기업들에게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을 개방할 필요가 있다”면서 “국회는 자발적인 기업 구조조정을 통한 산업 재편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원샷법은 중국 등 신흥국의 급속한 추격에 따른 국내 주력산업의 수출 부진과 기업들의 실적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기업의 자발적이고 선제적인 구조조정이 요구된다는 취지에서 발의됐으므로 공급과잉 업종으로 국한시키지 말아야 하다”고 밝혔다

그는 구조개혁과 규제개혁이 미진한 원인을 경제의 정치화에서 찾으며 경제규제 개혁에 대한 정치권의 전향적인 시각 변화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