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I 규제..서울 `움찔`·수도권 `덤덤`

by온혜선 기자
2009.09.07 13:57:41

고덕주공 시세 1000만~2000만원↓
서울 매수세 꺾여..수도권은 미미

[이데일리 온혜선기자]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서울과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조치로 주택담보대출 금액이 5000만원을 넘으면 강남3구를 제외한 서울지역은 DTI 50%, 인천·경기 지역은 60%가 적용된다. 강남3구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40%의 DTI가 적용된다.
 
7일 서울과 수도권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강동·목동·노원 등 서울일대 아파트 시장은 매수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과천·구리 등 수도권 지역은 상대적으로 높은 DTI를 적용 받아 영향이 덜한 편이다.

총부채상환비율은 총소득에서 연간 부채 상환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가리킨다. 가령 DTI가 50%면 연간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50%를 넘길 수 없다. 
 


정부 정책에 민감한 투자 수요가 많은 강동, 목동, 노원지역은 DTI 규제 확대 시행으로 매수세가 주춤하다.
 
올해 들어 대출을 낀 투자 수요가 많았던 강동구 재건축 시장은 빠르게 움츠러드는 모습이다. 고덕주공 2단지 53㎡는 지난달 말 시세가 7억1000만원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6억8000만원 선이다. DTI 규제 발표후 매수 문의가 줄고 매도 문의가 늘어나면서 전체적으로 1000만~2000만원 정도 하락했다.

강동구 고덕주공 5단지 인근에 위치한 J공인 관계자는 "강동구는 강남처럼 대출 규제가 없어 저금리를 틈타 매수자들이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경우가 많았다"며  "DTI 규제를 우려한 급매물이 나오고 있어 당분간 약보합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덕동 W공인 관계자는 "얼마전에는 아파트를 사려는 전화가 많았는데 지난 주말에는 가격 동향을 물어보는 전화가 많았다"며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신중한 모습"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노원과 목동지역은 시세 조정은 없지만 매수세는 줄어드는 모습이다. 현재 목동 신시가지 1단지 89㎡ 시세는 7억원선으로 지난주와 비슷하다. 목동 신시가지 인근 B공인 관계자는 "당장은 가격 변동이 없어도 집값 하락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어 거래는 차츰 줄어들 것 같다"고 내다봤다.



재건축 연한 단축 수혜단지로 꼽히는 노원구 상계주공 3단지 저층 76㎡은 규제 적용후에도 시세 조정 없이 3억8000만~4억1000만원에 매물이 나와있다. 노원역 인근 H 공인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당장 물건을 내놓기 보다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대출 받아 투자한 사람이 많아 시간이 지날수록 심리적인 위측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올해 들어 아파트 가격이 빠르게 올랐던 과천지역은 규제 적용에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편이다.
 
과천주공 2단지 60㎡는 현 시세가 8억7000만~8억8000만원으로 지난주와 비슷한 수준이다. 과천 S공인 관계자는 "DTI가 50%로 묶인 서울에 비해 규제 강도가 그리 높지 않다"며 "연말에 경기가 좋아지면 집값이 다시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도 있어 가격 조정이 빠르게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기 구리시 등 최근 집값이 소폭 오르던 수도권 외곽지역의 주택시장도 아직은 조용하다.

구리시 교문동 덕현아파트 105㎡은 지난달 말부터 4억원 전후로 시세가 형성돼 있다. 덕현아파트 인근 H공인 관계자는 "대부분의 아파트 가격이 2006년말 기록한 전고점에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DTI 규제 수준도 서울보다 낮아 아직은 가격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